'최고의 추석 선물' 18년 난임 부부, 새 생명 안고 퇴원

'시험관 시술 50번' 유경희 씨 부부, 순천향대천안 병원서 출산

순천향대 병원 의료진의 축하를 받고 퇴원하는 '찰떡순' 가족.(순청향대병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세상과 담쌓고 살았는데 이제 하루하루가 꿈만 같아요."

추석 명절 연휴를 앞둔 2일 순천향대학교 부속 천안병원에서는 특별한 퇴원 축하 파티가 열렸다.

이문수 병원장을 비롯해 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교수, 분만실, 신생아중환자실, 입원병동 간호사 등이 모여 행복한 이별 인사를 나눴다.

유경희(44·여)·신동석(53) 씨 부부는 태어난 지 8일째 된 딸 '찰떡순'을 가슴에 고이 품고 집으로 돌아갔다.

'찰떡순'은 유경희 씨 부부에게 18년 만에 찾아온 선물이다.

2007년 결혼한 부부는 9년 만에 임신에 성공했지만 3개월 만에 이별해야 했다. 부부는 계속 도전했지만 좌절을 경험해야 했다. 50여 차례의 시험관 시술 시도를 통해 4차례 새 생명을 만날 기회가 있었지만 새로운 생명은 끝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꾸준한 노력을 통해 올해 초 또 한 번의 기적이 찾아왔다. 임산부로서 적지 않은 나이에다 태아에게 혈류, 영양소 등의 공급이 안 되는 항인지질항체증후군 등을 앓고 있어 순산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태몽으로 '찰떡'이 나오는 꿈을 꿔 태명을 '찰떡순'이라고 짓고 소중히 돌봤다. 순천향대 병원 의료진도 생명을 지키기 위해 혼신을 다했다.

모두의 바람이 전달된 덕분인지 엄마 품에 찰떡같이 붙어 있던 '찰떡순'은 지난 9월 25일 오전 8시 5분, 순천향대천안병원에서 2.2㎏으로 건강하게 태어났다.

산부인과 김윤숙 교수는 "산모의 건강과 나이를 고려할 때 고위험군에 속했지만, 아기를 지키겠다는 산모의 필사적인 노력으로 생명을 지킬 수 있었다"며 "찰떡순의 탄생에 동행해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 주는 일에 보탬이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퇴원하는 유경희 씨는 "그동안 세상과 담을 쌓고 지낼 정도로 너무 힘들고 간절한 시간을 보냈는데 지금은 하루하루가 매일 꿈만 같다"면서 "난임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가족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고, 무엇보다 늘 친절하게 최선을 다해 준 순천향대천안병원 의료진에게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issue7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