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연대측정 국제학회 국내 첫 개최…지질연 연구성과 확산

제7차 APLED 2025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지질연 제공) /뉴스1
제7차 APLED 2025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지질연 제공) /뉴스1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지질과 환경의 변화를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암석, 퇴적물, 유적 등의 형성 시기를 밝히는 연대측정 연구가 필수적이다. 연대측정 기술은 지진과 단층의 활동 시기를 규명하고, 고고학 유적의 역사적 맥락을 복원하며, 기후와 지형의 장기적 변화를 추적하는 데 활용돼 학문적·사회적 가치가 크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은 오는 26일까지 제주도에서 '제7차 아시아·태평양 광여기루미네선스·전자스핀공명(OSL·ESR) 연대측정 국제학술대회(APLED 2025)'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APLED는 2006년 홍콩에서 시작돼 일본·인도·호주·중국·튀르키예에서 개최된 제4기 연대측정 분야 대표 학회로, 국내 개최는 이번이 처음이다.

학회에는 독일·중국·호주·일본·덴마크 등 세계 주요 연구기관 석학 약 100여 명이 참석했다. 총 7건의 기조강연과 70여 건의 구두·포스터 발표를 통해 최신 연구 동향과 방법론이 공유됐다. 학회 성과는 절대연대학 분야 SCIE 등재 국제학술지 '지오크로노메트리아(Geochronometria)' 특별호로 출판돼 전세계 학계로 확산될 예정이다.

학회의 핵심 주제인 광여기루미네선스(OSL)와 전자스핀공명(ESR)은 대표적인 신생대 제4기 절대연대측정 기법이다. OSL은 퇴적물이나 광물에 쌓인 방사선 신호를 빛으로 자극해 마지막으로 퇴적된 시점을 규명하고, ESR은 탄산염·석영 등에 남은 방사선 신호를 자기공명으로 분석해 수백만 년 전까지의 매몰 연대를 산출한다. 두 기법은 상호 보완적으로 활용된다.

학술대회를 주관한 지질연 제4기지질연구센터는 약 260만 년 전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제4기(Quaternary)'를 대상으로 지질·환경 변화를 연구하고 있다. 제4기는 빙하기와 간빙기가 반복되며 기후와 해수면이 급격히 변동하고 지진과 단층 활동이 활발히 일어난 시기로 현재의 자연환경과도 밀접하게 연결된다.

센터에서는 한반도 고환경·고재해 및 장주기 기후변화를 복원하고 미래 기후변화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퇴적물 속에 포함된 꽃가루를 비롯한 미화석 분석을 통해 약 9000 년 전부터 이어진 습윤과 건조시기의 반복과 그 원인을 규명하고, 약 4200년 전 제주도 극한 기후 이상 사건을 확인하는 등 한반도 고환경 복원에 중요한 성과를 축적했다.

권이균 원장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최된 APLED 국제학술대회를 통해 제4기 절대연대측정 연구의 현안을 점검하고 우리 연구원의 연구 역량이 국제 학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축적한 성과와 협력을 토대로 연구 데이터의 신뢰도를 높이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지질재해 안전 및 기후 대응 연구 성과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jongseo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