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중 형사 '매의 눈'…1700만원 넘겨받는 보이스피싱 수거책 검거

쇼핑백에 담긴 현금다발(대전경찰청 제공) /뉴스1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휴가 중인 형사의 발빠른 대처로 전화 금융사기(보이스피싱) 수거책이 붙잡힌 사실이 알려졌다.

27일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3일 낮 12시16분께 대전 중구의 한 아파트 앞 상가에서 휴가를 가기 위해 음식을 주문하던 대전서부경찰서 형사과 피싱팀 이진웅 경사의 눈에 수상한 남성이 포착됐다.

택시에서 내려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건물 사진을 촬영하던 30대 A씨를 주시하던 이 경사는 아파트 단지로 향하는 A 씨를 뒤따라가며 관찰했다.

이후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서성이던 A 씨에게 50대 B 씨가 다가와 쇼핑백을 건네는 모습을 목격한 이 경사는 보이스피싱임을 확신하고 다가가 A 씨를 추궁하며 112에 신고했다.

당시 쇼핑백에는 현금 1700만원이 담겨 있었다. 대환대출을 미끼로 한 보이스피싱에 당한 사실을 몰랐던 B 씨는 사복 차림의 이 경사마저 의심하다 경찰의 설득 끝에 피해 사실을 알게 됐다.

A 씨는 "건당 5만원씩 받는 아르바이트를 하러 왔을 뿐 보이스피싱 관련인 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를 입건해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하더라도 비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한 것으로 간주해 통상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의해 처벌된다"며 "고액아르바이트나 현금배달업무 등은 일단 의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jongseo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