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네거티브 혁신…낮은 전력만으로 고순도 이산화탄소 포집 성공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화학공학과 고동연 교수 연구팀이 미국 MIT 화학공학과 T. 앨런 해튼 교수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저전력만으로 95% 이상의 고순도 이산화탄소(CO2)를 포집하는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걸러내는 기존 직접공기포집(DAC) 공정은 흡수 및 흡착된 이산화탄소를 다시 분리(재생)하는 과정에서 100℃ 이상의 고온 증기가 필요했다.

이 과정에서 전체 에너지의 70%가 소모될 만큼 에너지 효율성이 중요한 공정이며 복잡한 열교환 시스템이 필수적이어서 경제성 확보가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전기로 스스로 뜨거워지는 파이버(섬유)'로 해결했다. 전기장판처럼 섬유에 전기를 직접 흘려 열을 발생시키는 '저항 가열' 방식을 도입해 에너지 손실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이 기술은 스마트폰 충전 수준인 단 3볼트(V)의 낮은 전압만으로 80초 만에 섬유를 110도까지 빠르게 가열한다. 저전력 환경에서도 흡착과 재생 사이클을 크게 줄여 기존 기술 대비 불필요한 열 손실(감열)을 약 20% 낮춘다.

특히 은 나노와이어와 나노입자를 혼합한 복합체를 다공성 파이버 표면에 코팅한 '3차원 연속 다공구조'를 구현해 효율적인 이산화탄소 포집이 가능하게 했다.

연구팀은 실제 대기 환경에서 95% 이상의 고순도 이산화탄소를 회수하는데 성공했다.

KAIST 연구진은 2020년부터 관련 연구를 시작해 2022년 말 이미 핵심 기술에 대한 PCT 및 국내·국제 특허 출원을 마쳤다.

고 교수는 "DAC는 단순히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기술을 넘어 공기 자체를 정화하는 '음(陰)의 배출(negative emissions)'을 가능케 하는 핵심 수단"이라며 "개발한 기술은 산업 현장은 물론 도심형 시스템까지 폭넓게 활용될 수 있어 한국이 미래 DAC 기술의 선도국으로 도약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게재됐다.

jongseo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