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건너서도 조국 독립 위해 싸웠던 용기 기억해주세요"

독립운동가 염만석 지사 후손, 독립기념관에 자료 기증
마이클 김, 증조할아버지 대신 한국서 "대한독립 만세" 외쳐

독립운동가 염만석 지사의 외증손자 마이클 김이 14일 독립기념관 밝은누리관에서 열린 기증자료 공개 행사에서 선조들의 발자취가 기록된 자료를 설명하고 있다. 2025.8.14. /뉴스1ⓒNews1 이시우 기자

(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바다를 건너도 우리는 같은 역사와 희망을 가진 하나의 민족입니다"

일제강점기, 미국에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힘쓴 증조할아버지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자료를 간직해 온 독립운동가 염만석 지사의 외증손자 마이클 김(Michael Kim)은 지난 14일 독립기념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염만석 지사는 미국에서 조국의 독립과 국권회복을 위해 활동한 독립운동가다. 1902년 하와이로 노동이민을 간 염 지사는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하다가 1904년 캘리포니아로 이주해 다양한 한인 단체를 조직하고 활동했다. 한인 사회의 독립에 대한 열망이 꺼지지 않게 하는 데 일생을 바쳤다.

특히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한국광복군 그리고 미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독립운동가들의 재정을 뒷받침했다.

그의 독립 의지는 가족으로 대물림돼 장녀 '도라 염(Dora Yum)'은 샌프란시스코에 최초의 한인커뮤니티센터를 설치해 미주 한인 이민자들의 정착을 도왔다.

염 지사의 장녀 '도라 염'이 숨지자, 후손들은 독립운동의 역사가 깃든 선조의 자료를 독립기념관에 기증했다.

외증손자 마이클 김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타국에서도 나라 사랑하는 마음으로 끝까지 싸운 독립유공자들의 노력이 잊히지 않기를 바라며 가족들과 함께 한국을 찾았다.

마이클 김은 "할머니(도라 염)는 항상 말씀하셨어요. 한국인이라는 것을 절대 잊지 말라고. 인종 차별 등의 이유로 한국어를 사용하지 못해 지금 한국말은 못하지만, 할머니의 말씀은 잊히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기증된 자료는 한반도를 떠난 독립운동 1세대가 미주 지역에 정착하고, 4세대를 거치면서 한인 사회를 형성하는 과정을 보여준다는 데 의미가 있다.

염만석 지사가 미국으로 이민가기전 온 가족이 모여 촬영한 가족사진을 비롯해 후손들의 성장 과정이 기록된 사진은 한인 사회의 성장을 엿볼 수 있다.

염만석 지사가 미국으로 이민 가긴 전 촬영한 가족사진.(독립기념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또 한국을 위한 미국 구호단체의 포스터, 6·25전쟁 중에 한국으로 옷 보내기 운동을 한 신문 기사 등은 한인 2·3세대가 고국을 돕기 위한 헌신을 보여준다.

이 밖에도 염만석 지사가 흥사단원으로 활동했다는 점을 알 수 있는 안창호 지사와 함께 촬영한 사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에서 한국인이 일본인과 구별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미국 외국인등록증이 소개됐다.

기증 자료를 설명하던 마이클 김은 "'한국인 커뮤니티 센터' 전화번호는 'KOREANS'를 전화 키패드로 표현할 때 쓰는 '567-3267'이에요.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과 정체성을 느낄 수 있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각 후손이 보관하던 자료를 모으면서 '금'같이 소중한 자료라는 것을 다시 느꼈어요. 오늘 기증한 자료가 미래 세대에게 우리가 단지 무기만 가지고 싸운 것이 아니고 공동체와 조국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으로 자유를 위해서 싸웠던 분들의 용기와 결의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증조할아버지가 살아계셨다면 이렇게 말씀하셨을 것 같네요"라며 말을 마쳤다.

"대한독립 만세"

독립운동가 염만석 지사의 자료를 기증한 외증손자 마이클 김이 14일 독립기념관을 찾아 자료의 의미 등을 설명하고 있다. 2025.8.14. /뉴스1ⓒNews1 이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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