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도 오징어축제 취소…음악회는 강행에 형평성 논란

2회째 지역 대표 생계형 축제, 선박 화재로 중단
태안군 "안전·분위기 고려한 결정"…주민 "아쉽다"

지난해 제1회 신진도 오징어 축제 모습(태안군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2025.8.1/뉴스1

(태안=뉴스1) 김태완 기자 = 충남 태안군 신진도에서 열릴 예정이던 제2회 ‘신진도 오징어축제’가 최근 발생한 대형 화재 여파로 전격 취소됐다. 그러나 같은 지역 인근에서 열릴 음악회는 예정대로 추진돼 지역사회에서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1일 태안군에 따르면 올해 오징어축제는 오는 22일 신진항 일원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지난달 27일 발생한 어선 5척 전소 화재 사고로 인해 준비와 분위기 조성이 어렵다고 판단해 취소 결정을 내렸다.

신진도 오징어축제는 지난해 처음으로 열려 전국에서 수많은 관광객이 방문하고 오징어 맨손잡기·회시식 체험·불꽃놀이·해산물 먹거리장터 등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이 큰 호응을 얻었다. 지역 어민과 상인들은 축제를 통해 직거래 수익을 올리고 지역특산물인 오징어를 널리 알릴 수 있었다며 올해 행사에 대한 기대도 컸다.

특히 신진도산 오징어는 강원 동해안이 아닌 충남 서해안에서 잡히는 매우 이례적이고 상징적인 수산물로,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는 신진 앞바다 특유의 생태 환경 덕분에 전국 유통업계에서도 차별성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같은 신진대교 아래에서 오는 9일 열릴 예정인 태안군 주최 해변음악회는 기존 일정대로 추진될 예정이어서, 지역민 일부는 “정작 생계가 걸린 축제는 취소되고 문화행사는 강행하는 게 맞느냐”며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지역 한 주민은 “오징어축제는 지역 어민에게는 1년 농사와도 같은 행사다. 단순한 먹거리 행사가 아닌 지역 생존권이 걸려 있다”며 “문화공연도 좋지만, 기준 없는 이중적 결정은 주민 정서와 안맞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태안군 관계자는 “갑작스런 선박 화재 사고로 책임 주체 규명과 옮기고 치우는 문제 등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며 “오징어축제 취소는 안전과 분위기를 고려한 결정이었고, 군의 입장은 난처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진도는 태안군 안흥항 인근에 위치한 서해안의 대표 어항으로, 매년 여름 신선한 오징어 어획량이 증가하는 시기에 맞춰 축제를 열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왔다.

cosbank34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