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어는 동안 얼음 속에서 독특한 광물 만들어져"
이기현 교수 연구팀 국제학술지 '미국과학원회보'에 게재
- 김종서 기자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한국연구재단은 연세대학교 이기현 교수 연구팀이 북극·남극을 포함한 지구의 빙권환경에서 자연수 결빙에 의해 얼음이 만들어지면서 얼음 내 독특한 특성을 갖는 광물이 형성되는 현상을 규명했다고 8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온도가 낮아질수록 화학반응이 느려지고 고체상태인 얼음 내에서 용질(녹아든 물질) 간 반응이 일어나기 어려워 이전까지 지구화학 연구에서 얼음은 화학적 비활성 상태로 여겨졌다.
최근 수용액의 결빙에 의해 여러 화학반응이 오히려 활성화되는 현상들이 보고되는데, 이는 얼음 결정 사이에 존재하는 준액체층(얼기 전 이온들이 농축되는 부분)에 대부분의 용질이 농축되는 동결농축효과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아직까지 물의 결빙 과정에서 광물이 형성되는 현상을 체계적으로 규명한 연구는 진행된 바 없다.
연구팀은 동결농축효과를 자연수에 적용해 물의 결빙에 의한 광물의 새로운 형성경로를 실험으로 입증했다.
지구 환경에서 원소순환 및 탄소순환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망간 이온과 탄산염 이온을 포함한 수용액을 영하 5도, 20도에서 동결한 결과 이론적으로 불가능한 조건에서도 능망간석이 형성되는 것을 확인했다.
상온에서는 수용액 내 능망간석 포화도를 300배 이상 높였을 때 침전이 일어났으나 동결 시 상온보다 포화도가 약 3만배 낮은 조건에서도 침전이 관찰됐다.
이렇게 동결 조건에서 형성된 능망간석은 상온 직육면체 형태와 달리 나노 크기의 결정들이 응집된 구형체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미국 아르곤연구소 및 포항 방사광 가속기를 이용해 동결 시 능망간석이 형성되는 현상을 최초로 원위치, 실시간으로 관측했다.
이 교수는 "불포화된 수용액이 동결되면서 광물이 형성되는 현상은 본 연구에서 최초로 보고된 것"이라며 "지구 순환과 빙권 생태계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동결을 이용한 소재 개발, 냉동식품 보존 등의 연구에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의 성과는 국제학술지 '미국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게재됐다.
jongseo12@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