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조직 노화 신호로 만성질환 예측"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의과학대학원 박종은 교수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노화융합연구단 김천아 박사 공동 연구팀이 '파이니-시퀀싱'(FiNi-seq) 기술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노화한 간 조직 내에서 국소적으로 발생하는 섬유화된 미세환경을 포착하고 이를 단일세포 전사체 수준으로 정밀 분석하는 것이다.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은 세포 하나하나가 어떤 유전자를 얼마나 활발히 사용하고 있는지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병든 세포의 정체와 기능을 파악할 수 있다.

연구진은 조직 분해 저항성이 높은 영역에서 재생이 늦고 섬유화가 축적되는 초기 노화 미세환경을 선택적으로 농축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단일세포 분석 기술로는 포착하기 어려웠던 섬유화 관련 혈관내피세포, 면역과 상호작용을 하는 섬유아세포, PD-1 고발현 CD8 T세포 등 면역 탈진세포를 고해상도로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파이니-시퀀싱 기술을 통해 노화 간 조직 내 섬유화 부위에서 관찰되는 특정 세포들이 주변 환경을 2차적으로 노화시키고 이로 인해 노화 환경이 확장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혈관내피세포가 조직 고유의 정체성을 상실하고 선천면역 반응을 유도해 면역세포 유입을 촉진하는 메커니즘도 규명했다.

연구팀은 전사체와 후성유전체 정보를 얻어내는 멀티-오믹스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노화 간 조직의 미세환경과 해당 환경의 공간적 이질성을 정밀하게 해석했다. 또 이런 변화가 간 내 혈관 구조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확인했다.

김 박사는 "노화 간 조직에서 관찰되는 섬유화된 미세환경의 세포 구성과 공간적 특성을 단일세포 수준에서 정밀하게 규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노화 및 만성질환 초기 단계에서 발생하는 섬세한 변화를 조기에 포착할 수 있는 분석 기술로서 향후 효과적인 치료 지점을 찾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이어 "다양한 간질환 모델뿐만 아니라 폐, 신장 등 다른 장기의 만성 질환 연구로 확장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에이징'에 게재됐다.

jongseo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