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폐공사 화폐본부 지하벙커, 국현 수장고로 활용 논의

최근 국립한글박물관 화재로 문화재 보관 문제 주목
안전성·유물 보관 적합한 환경·대규모 재난 때 분산 효과 등

1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한글박물관 옥상에서 화재가 발생, 연기가 솟구치고 있다.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대전ㆍ충남=뉴스1) 박찬수 기자 = 한국조폐공사 화폐본부 지하벙커를 국립현대미술관의 예술작품 수장고로 활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지난 1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국립한글박물관에서 화재가 나면서 문화재와 예술품 보관의 구조적 문제점이 최근 이슈로 주목받고 있다.

19일 한국조폐공사에 따르면 국립현대미술관 측이 최근 경북 경산 소재 화폐본부를 방문, 지하 시설 현장 실사 뒤 수장고로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지하 시설은 과거 화폐 생산 및 보관을 위한 특수시설로 사용되다가 현재 공실 상태로 남아 있다. 이 공간은 강력한 보안 시스템과 견고한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기 쉬운 환경 덕분에 미술품 보관에도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국립현대미술관의 새로운 수장고 후보지 중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하벙커 수장고 활용 장점은 우선 안전성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또 유물 보관에 적합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미술품과 문화재는 온도와 습도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지하는 자연스럽게 온도·습도 편차가 적어 안정적인 보관이 가능하고, 이에 따른 에너지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조폐공사의 기존 공간을 개조해 활용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고 빠른 대안이 될 수 있다.

특히 대규모 재난이 발생할 경우, 한곳에 집중된 유물들이 큰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요인이다.

우진구 한국조폐공사 홍보실장은 "국가 비상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최고 수준의 보안과 안전 인프라를 갖춘 국가보안시설 내 화폐 보관용 지하 벙커를 수장고로 활용하면 재난이나 긴급 상황에서 문화재와 예술품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를 통해 귀중한 문화유산을 손상 없이 후세에 전하고 국가의 문화적 자산을 미래 세대에게 온전히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pcs42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