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원산도에 둥지 튼 일가족 9명…폐교 위기 학교도 '희망'
지난달 전입신고 마치고 자녀 3명 광명초 입학
고태진씨 “지자체 지원에 감사…제2 인생 설계”
- 김기태 기자
(보령=뉴스1) 김기태 기자 = 지속적인 인구 감소로 충남 도내 많은 학교가 문을 닫을 위기에 놓인 가운데 보령 원산도에 일가족 9명이 전입해 화제다.
3일 시에 따르면 9명의 가장인 고태진 씨(42)는 강원도에서 20년, 고향인 경상도에서 20년을 보낸 후 연고가 없는 보령 원산도에 최근 정착했다.
군 전역을 앞두고 제2의 인생을 설계하던 고 씨는 보령 해저터널 개통 소식을 접하고 자녀의 학교를 알아보던 과정에서 원산도 광명초등학교의 교육 방향과 학교장의 교육철학이 7남매를 키우는 부모로서 자신의 교육관과 부합했다.
고 씨 가족은 이러한 교육환경과 지역사회의 따뜻한 환영에 힘입어 원산도에 새로운 터전을 마련하기로 결심하고 지난달 2일 가족 9명의 전입 신고를 마쳤다.
원산도는 2021년 12월 국내 최장 해저터널 개통으로 육지와 완전히 연결됐지만 지역 발전과 인구 증가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와 달리 인구는 감소세를 보였다. 2021년 1113명이던 인구는 2024년 1017명으로 96명이나 줄어들었다.
현재는 1937년 개교한 광명초등학교만 유일하게 남아 있다. 이마저도 전교생이 12명으로 언제 폐교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충남교육청 기준 2년간 신입생이 0명이거나 교직원 수가 학생 수보다 많을 경우 본교에서 분교로 조정된다.
광명초, 원산중, 효자초, 원의중 등 4개 동문회가 통합 운영되는 통합총동문회는 2024년에 3000여만 원의 장학금 및 입학축하금을 지원해 입학생 2명과 전학생 2명을 유치하는 등 원산도 유일의 광명초등학교를 살리기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2025년 4명, 2026년 1명이 졸업을 앞두고 있어 본교 유지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학생의 유입이 절실한 상황에 9명의 대가족이 원산도에 전입하면서 그중 3명의 자녀가 본교에 전학해 본교 유지에 희망이 생겼다.
고 씨는 앞으로 계획을 묻는 질문에 “아직까지 생계를 위해 무슨 일을 할지 결정하지 못했지만 보령 전입자에 대한 아낌없는 지지를 보면 무엇을 하든 잘될 것 같다”며 “행정적 지원은 물론 지역 주민들의 따뜻한 관심이 정착을 결심하는 데 큰 힘이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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