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기다리며 피가 마르는 느낌"…대전 병원 환자들 전공의 복귀 호소
주요 5개 대학·종합병원 돌아온 전공의 없어
환자단체연합회, 인권위에 진정서 제출
- 허진실 기자
(대전ㆍ충남=뉴스1) 허진실 기자 = 정부가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들에게 제시한 복귀시한인 29일 대전·충남에서는 전공의들에게 병원으로 돌아와달라는 환자와 보호자들의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대전지역 주요 5개 대학·종합병원에서 현장으로 돌아온 전공의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충남대병원, 건양대병원, 성모병원에서는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 249명에게 업무개시명령이 내려졌지만 복귀한 인원은 아직까지 없다. 을지대병원, 선병원에서는 총 93명의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대부분 근무지를 벗어난 상태다.
남편이 충남대병원에 입원 중이라는 채 모 씨(70)는 혹시나 전공의들이 돌아왔을까 싶어 외래 진료실을 찾았다가 미복귀 소식에 한숨을 쉬었다.
림프암 투병 중인 채 씨의 남편은 얼마 전 비뇨기과 진료에서 또 다른 암이 의심돼 조직 검사가 필요하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다.
두 번째 암 가능성에 놀란 가슴을 부여잡고 곧바로 검사 날짜를 잡았지만, 최근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이 이어지면서 3주 후로 미뤄졌다.
채 씨는 “혹시나 또 다른 암이면 어떡하나. 초기에 치료 시기를 놓칠까 싶어 매일 피가 마르는 느낌”이라며 “환자들 중에는 하루하루가 소중한 사람들이 많다.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호흡기내과 진료를 보러온 80대 노인은 진료 차례를 기다리다 지쳐 병원 의자에 누워 있었다.
보호자인 아들 이 모 씨(54)는 “금산에서 꼭두새벽에 출발했더니 아버지가 기력이 없어 힘들어하신다”며 “평소에도 병원에 있다 보면 기다리다 죽겠다는 생각이 든다. 의사가 충분하다면 나름 큰 도시인 대전은 대기시간이 짧아야 하는 거 아니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의료 정책에 대해 잘 모르고 의사들도 똑똑한 사람들이니 분명 이러는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의사가 당장 눈앞의 아픈 환자를 두고 내팽개치고 나가는 건 말도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벽혈병환우회, 한국신장암환우회 등 9개 단체 모임인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정서를 제출했다.
안기종 한자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현재 정부, 의료계가 각자 목적을 이루려고 하는 상황에서 환자들이 억울하게 이용당하는 부분이 있다"며 "사직하고 수련병원을 떠난 전공의가 돌아와 생명과 직결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응급·중증환자 곁을 지키는 것에 그 어떤 이유나 조건을 붙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zzonehjsi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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