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불륜상대 협박’ 3000만원 뜯은 40대 항소심서 감형…왜?

법원 "경찰 조서 증거 능력 없어…1심 법리오해"

대전지법 전경./뉴스1

(대전ㆍ충남=뉴스1) 허진실 기자 = 주변에 외도사실을 알리겠다며 자신의 아내 불륜상대이자 직장상사를 협박해 돈을 뜯어낸 40대가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최형철)는 공갈, 공갈미수 혐의를 받는 A씨(44)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3월29일 오후 6시30분 충남 논산에 있는 자신의 주거지에서 피해자 B씨에게 전화해 “너와 내 아내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모두 알고 있다. 너 때문에 이혼하게 됐으니 위자료 3000만원을 주지 않으면 가족과 회사에 이 사실을 알리겠다”며 공갈한 혐의다.

A씨의 아내도 이튿날 오후 7시20분 충남 논산 연무읍에 있는 한 카페에서 B씨에게 3000만원을 건네받는 등 공모한 혐의로 같이 재판에 넘겨졌다.

같은해 3월30일 오후 9시 충남 논산에 있는 한 아파트 정자에서 A씨는 B씨에게 “딸에 대한 위자료 3000만원과 아내의 3개월치 급여를 추가로 주지 않으면 주변에 알리고 성추행으로 고소하겠다”고 공갈한 혐의도 적용됐다.

A씨는 지난해 4월21일 논산경찰서에 B씨를 강제추행 등으로 고소했으나, B씨는 이틀 뒤 A씨를 공갈죄로 맞고소했다.

A씨는 아내와 공모한 적이 없으며, 아내와 B씨의 부정행위에 대한 정당한 위자료를 받았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112 신고내용, 피고인과 피해자 진술 등을 봤을 때 공모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면서 “일방적으로 정한 돈을 당장 지급할 것을 요구하며 고소하겠다는 태도는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넘어섰다”고 판단했다.

이에 A씨는 “아내가 돈을 받은 데 관여하지 않았다”며 사실 오인과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A씨가 내용을 부인해 A씨 아내의 경찰 피의자 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이 없다고 보고, 1심에서 이를 유죄 판단 근거로 사용해 법리를 오해했다는 이유로 원심을 일부 파기했다.

2심 재판부는 “통화·계좌 내역과 돈을 아내 함께 사용한 점 등을 살펴봤을 때 범행을 공모하고 가담한 점은 인정된다”면서 “다만 B씨와 아내 사이의 부정행위가 발단이 됐고, 이로 인해 A씨가 현재까지도 우울증 등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zzonehjsi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