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거래사]보령 ‘청년농부’ 서원상씨…스마트팜 창업 원년 4억대 매출 기대

미니 오이 재배 연중 출하…스마트육묘시스템도 개발

편집자주 ...매년 40만~50만명이 귀농 귀촌하고 있다. 답답하고 삭막한 도시를 벗어나 자연을 통해 위로받고 지금과는 다른 제2의 삶을 영위하고 싶어서다. 한때 은퇴나 명퇴를 앞둔 사람들의 전유물로 여겼던 적도 있지만 지금은 30대와 그 이하 연령층이 매년 귀촌 인구의 4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한다. 농촌, 어촌, 산촌에서의 삶을 새로운 기회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뉴스1이 앞서 자연으로 들어가 정착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날 것 그대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예비 귀촌인은 물론 지금도 기회가 되면 훌쩍 떠나고 싶은 많은 이들을 위해.

서원상 ‘그린몬스터즈’ 대표가 자신의 스마트팜에서 재배한 '미니오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뉴스1

(보령=뉴스1) 김낙희 기자 = “뭐든지 꼭 도전해서 성공시킬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계속 밀고나가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오이를 주력 생산하는 농업법인 ‘그린몬스터즈’ 서원상 대표(38)가 2015년 창업을 결심할 당시의 당찬 포부를 이렇게 밝혔다.

충남 보령 출신인 서 대표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서 기계자동차공학 학사와 나노-IT메카트로닉스 석사 학위를 취득한 재원이다.

지난 2015년 LG전자 연구원으로 일하던 서 대표는 돌연 잘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2년여 간 창업을 고민하다 고향인 보령으로 귀농해 성공적인 인생 2막을 열었다.

서 대표는 2021년 5월 보령시 청라면에 1400평 규모의 스마트팜(온실) 농장 ‘그린몬스터즈’를 준공하고 올해 연매출 4억원을 예상할 정도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그는 “퇴사 후 창업을 준비하던 중 지인을 통해 스마트팜 농업 분야를 처음 접했다”며 “특히 작물이 생육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측정하고 제어하는 것에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보령시 청라면 원모루길에 들어선 '그린몬스터즈' 전경.ⓒ 뉴스1

창업 전 다양한 교육과 공모전에 참가하면서 점차 ‘준비된 농부’로 변신을 꾀했다. 2018년에는 스마트팜 청년창업 보육사업 1기에 참가하면서 본격적인 스마트팜 사업을 그리며 귀농으로 돌아섰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교육(보육사업) 2주 차에 현장 실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그는 교육 수료 후 스마트팜 농장에 취업해 경험을 더 쌓기로 했다.

또 한편으로는 그린몬스터즈가 들어설 보령시 청라면 원모루길 농지도 2020년 사들였다. 서 대표는 이 당시 처음으로 부모님으로부터 2억원 가량의 자금을 지원 받았다.

다른 스마트팜 농장에 취업한 그는 농장 부설연구소에서 책임자로 일하면서 농업 관련 정부연구과제 2건을 수행해 농림식품부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이 성과는 나중에 그가 은행에서 스마트팜 종합자금 10억원을 대출 받는 마중물이 됐다.

그는 “지금 생각해도 정말 운이 좋았던 것 같다. 만약 교육 수료 후 바로 스마트팜을 창업했다면 1년 안에 예상하지 못한 많은 문제로 인해 농장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린몬스터즈는 현재 일반 오이와 미니 오이를 재배해 연중 출하하고 있다. 이중 미니 오이의 특징은 일반 오이보다 가시가 없고 아삭한 식감과 단맛이 있어 과일처럼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

서 대표는 “오이는 작업량이 많고 재배하기에 어려움이 많아 노지뿐 아니라 시설에서도 재배 면적이 감소하는 추세”라며 “이런 상황을 미리 파악하고 오이를 작목으로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린몬스터즈 내 자체 스마트육묘시스템.ⓒ 뉴스1

또 서 대표는 스마트팜에 적합한 모종을 직접 생산하는 과채류 전용 스마트육묘시스템을 개발해 자체 도입했다. 육묘장에서 받아오는 모종의 병충해 바이러스 피해를 우려해서다.

아이디어는 네덜란드 프리바 견학 당시 눈여겨본 식물공장 시스템에서 착안했다. 이 기술은 현재 특허청에 등록 중이다.

예상은 그대로 적중했다. 그린몬스터즈에서 재배되는 오이는 모두 스마트육묘시스템에서 생산된 모종을 통해 병충해 바이러스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그는 “스마트팜 내에서 환경·생육·작업 데이터를 계속 수집해 분석하고 매칭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현재는 큰 성과가 없지만 앞으로 그린몬스터즈의 큰 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원상 그린몬스터즈 대표(맨 왼쪽)와 팀원들.ⓒ 뉴스1

서 대표는 성공 비결로 2018년 함께 참여한 스마트팜 청년창업 보육사업 1기 동기생 전요환, 양요한씨를 꼽았다.

그는 “동기생들은 현재 그린몬스터즈 팀원과 주주로서 농장을 함께 꾸려나가고 있다”며 “청년들이 모여 스마트팜을 운영하는 곳은 전국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이게 우리의 큰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그린몬스터즈에서 생산된 오이는 인터넷(스토어팜, 쿠팡, 와디즈 등)과 대형마트(하나로마트, 롯데마트 등)를 통해 전국으로 팔려나가고 있다.

서 대표는 스마트팜 창업을 앞둔 청년들에게 “꼭 하고자 하는 정량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생각했던 것보다 긴 시간을 가지고 끈기 있게 인내하면서 준비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kluck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