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공무원 극단 선택에 대전시장 "조직문화 개선 뼈깎는 노력해야"(종합)

12일 대책회의…"극단적 선택 직원 최종 책임 시장에 있어"
전반적 실태조사…외부 전문가 참여 조직혁신TF 운영 밝혀

허태정 대전시장이 12일 시청 중회의실에서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전시 제공) ⓒ뉴스1

(대전=뉴스1) 최일 기자 = 허태정 대전시장이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새내기 공무원 사망과 관련, “조직문화 개선에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여 근본적인 변화를 모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허 시장은 지난 9월 26일 도시주택국 소속 9급 공무원 이모씨가 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47일 만인 12일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대책회의를 갖고 “숨진 직원의 부모 입장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 이번 사안의 최종 책임은 시장인 저에게 있는 것”이라며 “무거운 마음으로 공직문화를 들여다보고, 객관적 시각을 지닌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조직혁신TF’를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직이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해 위기의식을 갖고 변화의 필요성을 공감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전 직급에서 변화된 세상에 대해 정확한 자기진단을 바탕으로 함께 훈련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변화된 환경에 대해 조직이 적응하고 대폭 늘어난 신규 직원들이 업무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간부직원들의 역할이 중요하며, 시대 상식에 맞지 않는 것들이 공직사회에서 통용돼선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허 시장은 “불합리한 조직문화나 구태 등을 찾기 위해 전반적인 실태조사가 필요하다”며 이씨의 죽음에 깊은 유감을 표하고, 조직문화를 반드시 개선해 재발되지 않도록 할 것임을 다짐했다.

대전시가 이처럼 뒤늦게 ‘반성 모드’에 접어든 것은 이씨 사건에 관해 청와대가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일 참모회의에서 “직장 내 괴롭힘은 공공과 민간에 차이를 둘 수 없는 인권의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공무원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해 구체적 규정과 업무상 재해 인정 부분에 있어 입법 미비가 있으므로 개선을 모색하라”며 공무원 행동강령과 공무원 재해보상법 등의 개정 필요성을 지시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도 지난달 30일 자신의 SNS에 “어렵게 합격해 들어간 첫 직장에서 삶을 내려놓는 선택을 했을 때 어떤 심정이었을까”라는 글을 올려 이씨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고, “일하는 사람들이 당당하게 직장에서도 주권을 누리는 것이 억강부약(抑强扶弱) 대동세상의 길이다. 새내기 공무원으로 뜻을 펼치지도 못하고 하늘나라로 간 청년과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대전시 새내기 공무원 이씨의 유족이 10월 26일 시청 앞에서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News1 김기태 기자

이씨의 유족은 올 1월 대전시에 신규 임용된 후 7월 도시주택국의 한 부서에 배치된 20대 중반의 이씨가 갑질과 따돌림으로 죽음에 이르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씨는 업무 부담이 과중했고, 1시간 일찍 출근해 상사가 마실 커피를 준비하고 책상을 정리하라는 등의 지시에 부당하다고 거부하다가 조직 내에서 따돌림을 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시는 감사위원회를 통해 자체 조사에 나섰지만 “관련자들의 입장이 유족측과 상반돼 더 이상 조사를 진행할 수 없다. 행정기관으로선 진상 규명에 한계가 있다”며 지난 2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유족측은 “명백히 조직적인 가해자가 있는 죽음임에도 대전시가 갑질을 규명하지 않은 채 경찰에 떠넘기기를 했다”며 이씨를 두 번 죽이는 처사라고 반발했다.

허 시장은 청와대 참모회의와 같은 날 주재한 확대간부회의에서 “베이비부머 세대가 퇴직하고 신규 직원이 많이 들어오고 있는 시대 변화에 맞춰 교육훈련 과정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며 “코로나19 상황으로 교육이 온라인 위주로 진행되다보니 서로 이해하고 함께 고민하는 노력이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허 시장은 시민 눈높이를 충족할 엄정한 공직기강 확립을 강조하고 “행정절차나 규정뿐 아니라 시민 의식 수준에 걸맞은 복무 강령이 필요한 시기다. 시민이 공직문화를 더 신뢰할 수 있도록 복무 자세를 새롭게 다지고 기강을 관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choi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