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연기 내뿜던 소독차가 사라져간다

대전·충남 연막소독 대신 연무소독으로 전환 중
연무소독 가시성 떨어져 ‘소독 안해주냐‘ 항의 민원 받기도

대전 유성구보건소 방역기동반 직원들이 만년교 인근 하천에서 방역을 하고 있다. 2016.5.2/뉴스1 ⓒ News1 주기철 기자

(대전ㆍ충남=뉴스1) 박현석 기자 김성서 수습기자 = 굉음을 내며 연기를 내뿜는 방역차가 사라지고 인체에 무해한 연무소독을 실시하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

13일 대전·충남 시군 보건소에 따르면 대부분의 지자체에선 모기 방역과 관련해 연막소독에서 친환경 연무소독으로 전환하고 있다.

대전시는 5개 자치구 중 대덕구, 중구 등 2개 구에서 연막소독을 중단하고 연무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서구와 동구는 연막소독을 줄이면서 연무소독으로 전환하고 있다.

충남도 15개 시·군 역시 면 단위의 인적이 드문 곳은 연막소독을 실시하고 사람이 거주하는 주택가와 공원, 하천변 등을 중심으로 연무소독을 확산하는 추세다.

연막소독은 기름과 살충제를 섞어 소독해 경유의 불완전 연소로 인한 대기오염을 유발한다. 살포되는 범위도 넓어 쉽게 휘발돼 살충효과가 떨어진다.

이에 반해 연무소독은 물과 살충제를 섞어 뿌리는 방식으로 살충효과가 좋고 연기와 냄새가 적다. 또 살포되는 범위는 좁으나 휘발되는 시간이 길어 살충효과가 증대되는 장점이 있다.

연막소독이 아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연무소독은 확산성이 부족하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 유성구 보건소 관계자는 “방역 특성에 따라 방법과 활용도가 다르다고 판단해 연막소독을 아직 하고 있다. 넓은 곳을 방역해야 하는 외곽 지역이나 농촌에서는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연무소독은 앞이 안보일 정도로 뿌려대는 기존의 연막소독에 비해 흰 연기가 발생하지 않아 시각적 효과가 떨어진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보건소는 연무소독을 늘리고 연막소독을 줄일수록 ‘소독해달라’ 혹은 ‘왜 소독안하냐’는 항의성 민원을 받기도 한다.

보건소 관계자는 “아무래도 연막소독이 연무소독에 비해 가시적인 효과가 크기 때문에 연무소독을 실시하는 지역 주민들이 소독을 실시하지 않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최근 지카바이라스 등으로 모기에 대한 공포증이 커지고 있는 시점이라 더욱 그런거 같다”고 말했다.

충남 천안시 동남구의 주민 정윤도씨(34)는 “매년 여름 소독차가 지나갈 때 마다 안 좋은 소독약품이 집안에 들어올까봐 매번 문을 닫곤 했었다”며 “연무소독은 인체에 무해하다고 하니 앞으론 여름철에 문을 활짝 열수 있어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최근 옥시사태 등으로 화학공포증이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친환경 연무소독으로 전환하는 지자체는 앞으로도 늘어날 전망"이라며 "시민들의 안전과 건강한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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