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칠곡·포항~경주 하루 3만명 왕래…시·군 경계 무너졌는데 정책은?

생활 광역화 속 교통·의료·예산은 '행정경계' 갇혀

구미시 시내버스(구미시 제공) ⓒ 뉴스1 정우용 기자

(안동=뉴스1) 신성훈 기자 = 경북 구미~칠곡에는 하루 평균 3만 2881명, 포항~경주에는 3만 1594명의 주민이 오간다. 행정구역이 다르지만 주민들의 실생활에서는 경계가 사라진지 오래다.

문제는 주민들의 생활반경이 시·군을 넘어섰지만, 교통·의료·교육·문화 등 공공서비스와 예산은 여전히 시·군을 중심으로 설계되고 있다는 것이다.

29일 경북연구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SK텔레콤 통신데이터를 활용해 실거주지 밖 다른 시·군·구에서 하루 누적 3시간 이상 체류한 사람의 이동을 분석한 결과, 경북 22개 시·군 주민들은 실생활에서 5개 권역으로 나눠 움직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 이동은 구미~칠곡이 하루 평균 3만 2881명으로 가장 많고 포항~경주 3만 1594명, 구미~김천 1만 6842명, 경산~영천 1만 3271명, 안동~예천 1만 1862명 순이다. 이들 5개 이동 축이 경북 시·군 간 생활 이동의 41.2%를 차지한다.

주민들의 이동을 연결하면 포항·경주·영덕·울진은 동해안권, 구미·김천·칠곡·성주·고령은 서부권, 안동·예천·영주·봉화·의성·청송·영양은 북부권으로 묶인다. 경산·영천·청도는 남부권, 상주·문경은 북서권을 형성한다.

동해안·서부·북부권은 권역 내부 이동 비중이 70%에 육박하고, 남부권과 북서권은 각각 48.5%, 46.4%로 대구 등 다른 지역과의 연결성이 상대적으로 강하다.

대구에서 경북으로 들어오는 생활 인구는 하루 평균 24만 2048명으로 전체 외부 유입의 44.3%에 달한다.

경북연구원이 발표한 동해안권·서부권·북서권·북부권·남부권 등 5개 생활 권역(경북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뉴스1

문제는 하루 수만 명이 행정 경계를 넘나드는 현실을 정책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사실상 하나의 출퇴근권인 지역에서도 대중교통 노선과 요금·환승 체계 등이 행정구역의 영향을 받는 것이다.

의료와 문화·체육시설 역시 시·군이 각각 확충할 경우 비슷한 시설에 예산이 중복되거나 반대로 대형병원과 문화시설이 거점도시에 집중돼 주변 지역의 소비와 생활 인구를 빨아들이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특히 응급의료는 행정구역보다 실제 이동시간이 중요하지만, 의료시설 확충과 지원은 개별 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경산에서 청도로 향하는 이동이 반대 방향의 2.34배, 구미에서 상주는 1.94배, 포항에서 영덕은 1.93배로 나타났다. 인구감소 지역도 관광·산업·여가 등 기능에 따라 도시 주민을 끌어들이는 생활 목적지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경북연구원은 "실제 생활 이동을 반영한 광역교통망 구축과 의료·교육·문화시설 공동 이용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안동 주민 A 씨(40대)는 "주민들은 안동과 예천을 사실상 하나의 생활권으로 여기고 매일 오가는데 행정만 아직도 시·군 경계에 갇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구가 계속 줄어드는 상황에서 각 지자체가 비슷한 시설과 사업에 따로 돈을 쓸 게 아니라 교통이나 의료, 문화시설부터 주민 생활권에 맞춰 함께 운영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ssh484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