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 빌려주면 하루 8만원"…피싱 조직에 개인정보 넘긴 84명 무더기 송치

서울 구로에 거점 사무실 차려…모집총책 구속
계좌 15개·업비트·빗썸 계정 등 범죄조직에 공급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영천=뉴스1) 신성훈 기자 = 피싱 사기 범죄 조직에 대포통장과 휴대전화, 가상자산 계정 등 범행 수단을 제공한 일당 84명이 무더기로 검찰에 넘겨졌다.

경북 영천경찰서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모집총책 A 씨를 구속하고 계좌 등의 명의를 빌려준 83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1월 피싱 사기 조직에 통장과 휴대전화 정보 등을 넘기는 대가로 돈을 받기로 하고 모집·알선 업무를 총괄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모집책들을 통해 케이뱅크 계좌 15개와 이들 계좌에 연동된 업비트·빗썸 등 가상자산 거래소 계정을 확보해 범죄 조직에 공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 2월 초 영천에 거주하는 B 씨로부터 자신이 제공한 계좌에서 알 수 없는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계좌 거래내역과 자금 흐름 등을 추적한 경찰은 서울 구로구의 한 빌딩에 사무실을 마련해 계좌와 각종 범행 수단을 모집·공급하던 A 씨를 특정해 검거했다.

수사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계좌와 가상자산 계정 등의 명의를 제공하거나 모집에 가담한 83명도 추가로 적발됐다.

이들 중 상당수는 "계좌를 제공하면 하루 8만원을 벌 수 있다"는 아르바이트 제안을 받고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파악됐다. 모집 과정에서는 계좌 제공자를 다시 끌어들이는 방식이 동원되는 등 다단계와 유사한 형태로 명의자를 확보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들이 제공한 계좌와 휴대전화, 가상자산 계정 등이 피싱 범죄에 이용된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사용 경로와 추가 연루자가 있는지 등을 들여다봤다.

현행 전자금융거래법상 대가를 받거나 받기로 약속하고 계좌 등 접근 매체를 빌려주거나 빌리는 행위뿐 아니라 이를 보관·전달·유통하는 행위도 처벌 대상이다. 위반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김미향 영천경찰서장은 "서민경제를 위협하는 범죄에 수사 역량을 집중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범인을 신속히 검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ssh484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