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송치한 '일반상해', 피해자 이의 제기로 '특수상해'로 변경
피의자 던진 거울에 얼굴 곳곳 상처…경찰 '일반상해'로 처리
검찰 보완수사 끝 특수상해 적용…법원도 유죄 인정
- 신성훈 기자
(대구=뉴스1) 신성훈 기자 = 경찰이 자신의 고백을 거절한 여성에게 거울을 던져 얼굴 등에 상처를 입힌 남성을 '일반상해'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가 피해자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와 검찰의 보완 수사를 거쳐 결국 '특수상해'로 혐의를 변경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검찰과 경찰 등에 따르면 피해자 B 씨는 지난해 11월29일 오전 6시쯤 대구 달서구 죽전동의 한 뷰티숍에서 10년가량 알고 지낸 남성 A 씨로부터 고백을 받았으나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A 씨는 B 씨와 말다툼을 벌이는 과정에서 거울을 B 씨가 있는 방향으로 던졌고, 거울이 깨지면서 B 씨는 얼굴 여러 곳이 찢어지는 상처를 입었다.
병원 진단서에는 머리 부위의 다발성 열린 상처를 비롯해 턱 앞쪽과 왼쪽 뺨에 찰과상 등이 기재됐으며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진단됐다. B 씨는 사건 이후 불안과 우울, 불면 등을 호소하며 정신과 치료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과 피해 내용 등을 확보해 수사를 벌였지만, A 씨에게 특수상해가 아닌 일반상해와 재물손괴 혐의 등을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B 씨는 경찰의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A 씨가 자신이 있는 방향으로 거울을 던지는 장면이 CCTV에 담겼고 실제 거울이 깨지면서 얼굴까지 다쳤는데도 '위험한 물건'을 이용한 특수상해 혐의를 적용하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경찰의 피해자 조사 과정에서도 해당 수사관이 가해자 측이 유리하도록 질문을 하는 등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심문을 하기에 정말 이상하다 싶어 녹음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B 씨는 이후 진정과 민원 등을 통해 경찰 수사에 지속적으로 이의를 제기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경찰에 보완 수사를 요구했다. 이후 담당 수사관이 바뀌어 추가 수사가 이뤄졌고 경찰은 기존 판단을 달리해 A 씨에게 특수상해 혐의를 적용해 다시 검찰에 송치했다.
일반상해는 벌금형도 가능하지만, 특수상해는 벌금형이 없고 법정형이 최소 징역 1년에 달하는 등 처벌 수위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
검찰은 보완 수사 결과 등을 토대로 A 씨를 특수상해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고 법원 역시 특수상해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1심 법원은 A 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 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B 씨는 최근 당시 상황이 담긴 CCTV 영상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공개했다. 영상이 공개된 뒤 게시물에는 5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면서 경찰의 초기 수사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졌다.
일부 네티즌들은 "저게 어떻게 일반상해냐", "영상이 있는데도 피해자가 직접 나서서 바로잡아야 하느냐"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경찰의 최초 혐의 적용에 의문을 제기했다.
B 씨는 "처음부터 영상이 있었고 실제 얼굴까지 다쳤는데 왜 일반상해로 처리됐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며 "계속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면 특수상해 혐의가 적용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영상을 토대로 내부 논의와 법리 검토를 거쳐 일반상해 혐의로 송치했다"며 "이후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에 따라 추가 수사를 벌여 특수상해 혐의로 송치했다"고 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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