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묵은 대구 이슬람사원 갈등, 구청 공무원이 해법 제시했다

'대체부지 이전' 해법을 먼저 세운 뒤 설득 나서

김현 대구 북구 주택건축과 건축1팀장이 21일 북구청에서 6년째 이어진 대현동 이슬람사원 갈등과 대체부지 이전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6.9.21 ⓒ 뉴스1 이성덕 기자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대구 북구의 한 공무원이 6년째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극심한 갈등을 빚어온 이슬람사원 문제에 새로운 해법을 제시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체부지 이전'이라는 해법을 먼저 세운 뒤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법과 행정 절차를 역으로 찾아 맞춰가는 방식으로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행정적 해법을 모색했다.

25일 북구에 따르면 구는 이슬람사원 건축주 측에 현재 사원 부지에서 직선거리로 약 130m 떨어진 옛 대현파출소 부지를 대체부지로 제안했다.

현재 사원 부지는 폭 3m가 채 되지 않는 골목에 있는 주거 밀집지역 끝자락에 위치해 있는 반면, 옛 대현파출소는 도로를 낀 상업지역에 있어 이전할 경우 민원 발생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는 게 북구의 판단이다.

2020년 9월 북구가 2층 규모의 사원 건축을 허가하면서 갈등이 시작됐지만, 그동안 사원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들과 재산권 행사를 요구하는 건축주 측이 팽팽히 맞서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가을 김현 북구 주택건축과 건축1팀장이 해당 팀을 맡으면서 새로운 해법을 구상했다.

현재 이슬람사원 부지에 주민 커뮤니티 시설 등 공익사업을 추진해 북구가 해당 부지를 매입하고, 건축주 측에는 별도의 대체부지를 마련해 이전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김 팀장은 "대체부지 이전이라는 해결 방식을 먼저 정한 뒤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 관련 규정과 절차를 역으로 찾아 맞춰가는 방식으로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대구 북구 대현동 옛 대현파출소 전경. 북구는 국유재산인 이곳을 이슬람사원 건축주 측에 대체 부지로 제안했다. ⓒ 뉴스1 이성덕 기자

대체부지를 찾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무슬림 유학생들이 수업 중 기도 시간을 이용해 오갈 수 있도록 경북대에서 도보 10분 이내여야 했고, 북구가 적법한 절차를 거쳐 매입할 수 있는 국·공유재산이어야 했다. 이전 이후 비슷한 민원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은 곳이라는 조건도 충족해야 했다.

김 팀장은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경북대 인근 국·공유재산을 모두 찾아봤고, 이 가운데 현재 사용하지 않는 건물을 골라내야 했다"며 "옛 대현파출소는 기존 사원과 가깝고 주변에 민가가 거의 없는 데다 주택가 골목을 통과하지 않고도 오갈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건축주 측이 처음부터 이전 제안을 받아들인 것은 아니었다.

김 팀장은 "건축주 측은 '소송에서도 이겼고 이미 상당한 비용을 들여 건물을 지었는데 왜 우리가 나가야 하느냐'는 입장이었다"며 "대체부지가 현재 짓고 있는 사원보다 좁아 종교 활동을 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제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건축주 측에 6년 동안 갈등이 이어졌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현재 부지에서는 현실적으로 공사를 계속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설명했다"며 "구청이 처음으로 실행 가능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한 점은 건축주 측에서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이근수 대구 북구청장이 21일 북구청에서 대현동 이슬람사원 부지 인근 주민들과 대체부지 이전 방안 등에 대해 대화하고 있다.(대구 북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뉴스1

북구는 우선 내년도 예산에 대체부지인 옛 대현파출소 매입비를 반영할 계획이다. 구의회 심의 등 관련 절차를 거쳐 내년 상반기에서 중반까지 부지 매입을 마친 뒤 하반기에는 현재 사원 부지와 대체부지를 매매하거나 교환하는 절차를 밟는다는 구상이다.

대체부지를 확보한 뒤에는 건축주 측이 실제 이전할 수 있도록 리모델링 등에 필요한 비용을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북구가 공익사업 추진을 위해 건축주 측에 현재 사원 부지에서 이전할 것을 요구하는 만큼, 대체부지만 제공해서는 실제 이전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김 팀장은 "행정은 문제를 하나씩 풀어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대체부지 확보와 사업비 마련 등 넘어야 할 절차가 남아 있지만, 6년 동안 이어진 갈등인 만큼 관계기관을 설득하고 필요한 절차를 밟아 해결 방안을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psyduc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