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물난리' 대구 북구…침수 원인 놓고 구청 부서 간 '네 탓'

지난해 함지산 산불·침수 이어 올해 또 물난리

지난달 30일 대구 북구 조야동의 한 골목에 집중호우로 떠내려온 토사와 나뭇가지 등 부유물이 뒤덮여 있다.(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대구 북구 조야동에서 발생한 침수 피해 원인을 놓고 관련 부서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입장을 보이면서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15일 북구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북구에 호우주의보가 발효된 지 약 20분 만인 오전 5시쯤 조야동 일대에서 도로와 주택이 침수됐다는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다.

조야동에는 이날 오전 4시부터 2시간 동안 43㎜의 비가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주택 4곳과 공장·창고 4곳 등 모두 8곳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담장이 무너지고 도로가 침수됐으며 주민 1명이 무태조야동 행정복지센터로 긴급 대피했다.

기록적인 폭우 수준은 아니었던 가운데 침수 원인을 놓고 관련 부서의 설명은 엇갈리고 있다.

산림보호 업무를 담당하는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침수 피해가 산불 이후 사방사업이 부족해 발생한 것은 아니다"며 "배수구가 막히는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배수가 원활했으면 이런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이번 상황을 통해 사방사업을 추가로 할 필요성을 느꼈다"며 "하반기에 추진할 예정"이라고 했다.

반면 하수시설 업무를 담당하는 건설과 관계자는 "산불이 나면서 탄 나뭇가지들이 비를 타고 많이 내려와 하수도를 막아 버렸다"며 "침수 이후 주변 하수구 60여 곳을 조사했는데 나뭇가지가 내려오지 않은 곳에서는 막힌 곳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물을 빼고 확인해 보니 배수구 안을 나뭇가지와 토사가 막고 있었다"며 "산불의 영향이 맞다"고 했다.

지난달 30일 오전 대구 북구 조야동 한 주택가 골목이 집중호우로 흘러든 흙탕물에 잠겨 있다.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익명을 요구한 북구 관계자는 "공원녹지과와 건설과 모두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며 "일차적으로 사방시설이 부족해 부유물들이 마을 아래로 떠내려왔고, 이차적으로는 배수관 직경이 1m가 채 되지 않을 정도로 좁다. 배수관을 넓히거나 평소 준설·청소 등 관리가 이뤄졌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부에서는 피해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침수 사고를 축소해 처리하고 있다"며 "지난해 함지산 산불 이후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야동 주민 A 씨는 "침수가 왜 발생했는지 정확한 원인을 찾아 다시 피해가 나지 않도록 하는 게 먼저 아니냐"며 "부서마다 서로 자기들 책임은 아니라는 식으로 말하는 것을 보면 '공무원이 다 그렇지'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고 꼬집었다.

조야동 일대에서는 지난해 4월 함지산 산불에 이어 같은 해 7월 침수 피해가 발생하는 등 재난이 잇따랐다.

psyduc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