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 거리 20분 만에 도착' 울릉도 소방차…물탱크엔 물도 부족

"119 네 번 신고…CCTV·소방차 블랙박스 모두 지워져"
특산품 제조공장 화재로 건물 6동 전소

지난달 8일 오전 7시 9분에 신고 받은 화재 현장에 소방차 1대가 7시 27분에 도착해 진화를 시작하는 장면(위), 초기 진화에 실패 후 약 1시간 뒤 현장 모습(아래). (독자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2026.8.18/뉴스1

(울릉=뉴스1) 신성훈 최창호 기자 = 울릉도에서 2분 거리에 위치한 화재 현장에 소방차가 20분이나 걸려 도착했지만, 소화수 탱크에 물이 부족해 초기 진화에 실패하면서 늑장 대응과 관리 부실로 큰 피해를 입었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18일 경찰과 소방 당국, 제보자 등에 따르면 지난달 8일 오전 7시 9분쯤 경북 울릉군 북면에 있는 울릉 특산품 '백리향 향수' 제조공장에서 불이 나 공장 건물 6동이 전소했다.

불은 약 3시간 만에 진화돼 큰 재산 피해를 냈다.

불이 난 공장은 북면 119안전센터와 직선으로 640m, 도로 상으로는 1㎞ 떨어진 곳에 있었으며, 차량 내비게이션으로는 2분 이내 도착할 수 있다.

화재 신고자의 휴대전화에는 7월 8일 오전 7시 9분, 12분, 17분, 25분 등 4건의 119 신고가 기록돼 있다.

또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한 후 소방호스와 장비를 꺼내는 소방관들의 모습이 찍힌 사진은 오전 7시 27분으로 나타나 있다.

제보자 A 씨는 "북면 119안전센터에서 화재 현장까지 차로 약 2분 이내 도착할 수 있지만 20여분 동안 4번의 신고 끝에 소방차 1대가 도착했다. 불과 2분도 안 되는 거리에 있던 소방서에서 왜 출동이 지연됐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방 당국에 지연 출동과 관련한 자료 등의 정보공개를 청구했지만, 자료를 받지 못했다"며 "CCTV와 소방차 블랙박스 영상도 요구했지만 모두 지워져 있었다"고 주장했다.

위성과 내비게이션으로 확인한 소방 지역대와 화재현장의 거리(네이버 지도 캡쳐)2026.8.18/뉴스1

또 화재 현장에 처음 도착한 1.4톤 소방차가 용량의 절반도 안 되는 물을 담고 진화에 나서 초기 진화에 실패한 바람에 불이 더 확산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불은 건물 외부 분전반에서 시작돼 외부에서 진화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출동 지연으로 인한 늑장 대응과 소방수 부족으로 인한 초기 진화 실패 등에 대해 A 씨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인근 CCTV를 확인한 결과 뒤늦은 소방차의 출동 장면이 포착됐지만 소방차와 소방서 내부의 영상자료는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법조 관계자들은 "출동 지연, 장비 관리 부실, 공용 전자 기록 등 손상, 공공기록물 파기, 증거인멸 등의 사안이 확인될 경우 소방 내부의 중징계와 형법상 책임, 민사 관련 국가 배상법에 의해 손해배상의 책임을 질 수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소방서 관계자는 "내부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어서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해 줄 수 없다"며 "피해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 정보공개 요청을 받은 사실은 있다. 의혹이 남지 않도록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ssh484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