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슬고 부서진 해상 인도교 '수두룩'…보릿돌교 붕괴 반면교사 삼자

영덕 블루로드 현수교 출입 통제·울진 2곳 철거
"관리 주체 제각각…통합안전관리법 제정 시급"

(포항=뉴스1) 신성훈 최창호 기자 = 경북 포항시 구룡포 '보릿돌교'에서 발생한 붕괴사고를 계기로 육지와 바다를 연결하는 해상인도교의 안전에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영덕·울진 등 동해안의 상당수 해상인도교가 예산 부족, 훼손 등으로 교량을 철거해야 할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자체들이 관광객 유치를 위해 경쟁적으로 강, 바다, 호수 위에 다리를 놔 현재 전국에 설치된 보행 전용 교량(인도교)은 5000여개에 이른다. 하지만 안전 체계와 관리 예산은 천차만별이다.

특히 동해안 해상인도교는 염분, 파랑, 태풍 등 가혹한 자연환경에 노출돼 부식 등으로 파손 위험이 더 크다.

영덕군에 있는 해상인도교 3곳 중 '영덕 블루로드 현수교'는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시설물안전법)에 따라 2종 시설물로 지정돼 매년 정기 안전 점검을 받는다.

이 다리는 지속된 염분 침수로 다리의 핵심 철골 구조가 심하게 녹슬고 부식돼 주민과 관광객의 출입이 전면 통제된 상태다.

영덕군 관계자는 "블루로드 현수교의 정비·보수 비용으로 30억 원가량 책정됐지만 당장 투입할 예산이 없어 보수까지 꽤 오랜 시일이 걸릴 것 같다"고 털어놨다.

포항 보릿돌교 붕괴 사고 이후 영덕군은 '삼사 해양 산책로'와 '고래불 해상전망대'를 긴급 점검할 예정이지만 예산 확보 없이는 실효성 있는 조치가 어렵다는 지적이 높다.

울진군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울진에는 북면 바다낚시공원과 평해읍 해상낚시공원 등 2곳에 철골 구조의 해상인도교가 설치돼 있지만, 북면 인도교는 반복된 태풍 피해 등으로 훼손이 심각해 2022년 10월 철거됐다.

평해읍 해상인도교도 노후화와 강한 너울성 파도 등으로 기능을 상실하자 울진군이 안전사고 위험이 높다고 판단, 최근 철거 공사 입찰 공고를 냈다.

28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장길리 복합해상공원에 있는 해상인도교인 보릿돌교가 붕괴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포항해경 구조대원들이 인명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이 사고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2026.7.28 ⓒ 뉴스1 최창호 기자

수십억 원을 들여 지은 해상 구조물이 유지·관리에 한계를 드러낸데 대해 전문가들은 '관리 부실'을 꼽았다.

해상인도교는 건립 때 '공유수면법'과 '해사안전법'의 적용을 받고, 준공 후 관리는 '시설물안전법'을 따르는 등 적용되는 법령이 다르다. 관리 주체도 지자체의 도로과, 관광과, 녹지과, 수산과 등으로 제각각이다.

이때문에 육상 교량 기준에 맞춘 일률적인 점검표로는 해수 침식이나 강풍, 너울성 파도에 따른 하부 구조물 부식 등 해상 특유의 위험 요인을 제 때 가려내지 못한다.

28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장길리 복합해상공원에 있는 해상인도교인 보릿돌교가 붕괴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포항해경 구조대원들이 인명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이 사고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2026.7.28 ⓒ 뉴스1 최창호 기자

포항 보릿돌교는 2024년 정밀안전진단에서 'C등급'을 받은 후 보수 공사를 마쳤으나 불과 1년여 만에 상판이 무너져 내렸다.

토목기술 전문가들은 "콘크리트 상판의 경우 지속된 부식으로 균열이 생기고 그 틈으로 강연선까지 염분이 침투해 쉽게 끊어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동해안의 해상인도교들이 시한폭탄처럼 방치되다가 결국 무너지거나 억대의 돈을 들여 철거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며 "해상·수변 인도교의 특수성을 반영한 통합 안전관리법 제정과 예산 지원 체계 개편 등 근본적인 수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ssh484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