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아파트 관리실 방화, 운영권 갈등 탓?…"결국 돈 문제"
주민들 "방화범, 공사·관리비 사용내용 지속 요구"
장기간 갈등·누적된 악감정, 범행 배경으로 지목
- 이성덕 기자
(경산=뉴스1) 이성덕 기자 = 8명의 사상자를 낸 경북 경산 아파트 관리사무소 방화 사건과 관련해 경찰은 아파트 관리 운영을 둘러싼 장기간의 갈등과 누적된 악감정이 범행의 배경이 됐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26일 경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24일 방화범 A 씨(70대)의 주거지와 차량을 압수수색 해 아파트 관리 운영에 대한 불만과 항의 내용이 담긴 서류 등을 확보해 분석 중이다.
주민들은 "결국 돈 문제였다. 아파트 운영을 둘러싼 갈등이 비극으로 이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입주민은 경산시에 "방수·도색 공사 계약서와 세금계산서, 입출금 통장 등 관련 자료를 확인해 달라"고 민원을 제기했고, 경산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함께 해당 아파트 관리 운영에 대한 감사를 실시했다.
감사 결과 해당 아파트 관리실은 과태료 2건, 행정지도 7건, 권고 1건 등 모두 10건의 행정조치를 받았다.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에 공개된 관리비와 실제 부과 내역이 일치하지 않은 점, 폐지 판매 수익 등 잡수익을 관리비 부과 내역서와 게시판 등에 공개하지 않은 점 등이 확인됐다.
또 공사·용역 계약의 범위와 금액, 수의계약 기준, 입찰 대상 등을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은 점도 행정지도 대상에 포함됐으며, 관리인 선임 신고를 누락한 전 운영위원장에게는 과태료가 부과됐다.
주민들은 "A 씨가 공사비와 관리비 사용 내역 등을 관리사무소에 지속해서 요구해 왔다"며 "전 운영위원장이 과태료 처분을 받고 자진 사임한 뒤 A 씨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지만, 판공비 인상 등을 둘러싸고도 논란이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A 씨는 입주자대표 선거에 출마했지만 낙선했고, 당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자 투표함을 부수는 등 난폭한 행동을 보인 적도 많았다"며 "평소에도 화를 자주 내는 편이었다"고 전했다.
수년간 이어진 갈등 끝에 관리사무소는 A 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고, 이를 알게 된 A 씨는 "주민들끼리 이렇게까지 하느냐"며 아파트 단지에서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이 같은 난동이 벌어진 다음 날인 23일 오전 A 씨는 관리사무소 지하에서 가져 온 인화성 물질을 뿌린 뒤 라이터로 불을 붙여 화재를 일으켰다.
1990년 준공된 이 아파트는 204세대 규모로 공동주택관리법상 의무관리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대신 집합건물법 적용을 받아 관리인을 선임하고 관리비 등을 공개하게 돼 있다.
폭발과 화재로 A 씨를 포함한 8명이 화상을 입었으며, 50대 여성은 서울의 화상 전문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전신 화상을 입은 관리인도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에게 현주건조물방화치사상 혐의를 적용해 정확한 범행 동기와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psydu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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