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아파트 방화…하루전 업무방해 고소가 도화선 됐나
관리사무소 갈등 장기화…사건 당일 CCTV 케이블 뽑혀
- 이성덕 기자, 정우용 기자, 신성훈 기자
(대구=뉴스1) 이성덕 정우용 신성훈 기자 = 경북 경산의 한 아파트에서 입주자대표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70대 남성 A 씨가 주민들에게 방화를 저지른 가운데, 10여년간 이어진 아파트 운영을 둘러싼 갈등과 불만이 범행 배경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정황이 잇따라 드러나고 있다.
23일 경찰 등에 따르면 관리사무소는 전날 오후 "폭언을 더는 참을 수 없다"며 A 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A 씨는 고소 사실을 알게 된 뒤 관리인을 횡령 혐의로 맞고소하겠다며 주민들과 관리사무소 직원들에게 폭언을 퍼부었다"고 주장했다.
또 전날 늦은 오후에는 일부 아파트 동 출입구 유리문이 파손된 채 발견됐고, 사건 당일인 23일 오전에는 관리사무소 폐쇄회로(CC)TV 케이블이 모두 뽑혀 있었다.
관리사무소 직원은 "A 씨는 10여 년 전부터 전 위원장의 운영 방식에 불만을 품고 경산시에 민원을 제기했고, 이후 외부 감사를 통해 전 위원장이 소액의 과태료를 부과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 위원장은 올해 4월 자진 사퇴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 위원장 사퇴 이후 A 씨가 한동안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지만 관리인 판공비를 임의로 10만 원 인상하는 등 운영 방식을 둘러싸고 주민들의 지적이 이어졌다"며 "한 달 뒤인 5월 주민 동의를 거쳐 새로운 관리인이 선출됐고, 관련 절차도 경산시에 모두 마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 씨는 새로 선출된 관리인에 대해서도 지속해서 불만을 제기했다"며 "A 씨는 입주자대표 선거에도 출마했지만 낙선한 뒤에도 관리사무소를 찾아와 욕설과 고성을 반복하며 업무를 방해했다"고 덧붙였다.
사건 당일 오전 상황에 대해 관리사무소 직원은 "오전 7시쯤 관리사무소 CCTV 케이블이 모두 뽑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며 "관리사무소 관계자들을 급히 불러 현장을 확인하는 등 아침부터 소동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사건 현장인 아파트 출입구에는 관리인 판공비 지급 내용의 안내문과 전날 깨진 유리문 조각을 주의해 달라는 안내문이 함께 붙어 있어 관리단을 둘러싼 갈등의 흔적을 짐작하게 했다.
관리실 화재로 50대와 70대 남성과 40대 여성 1명, 50대 여성 2명, 60대 여성 2명, 70대 여성 1명 등 8명이 화상을 입었으며, 이 중 50대 남성과 50·60대 여성 2명은 전신에 중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부상자에는 용의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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