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식용종식법 시행 앞둔 마지막 초복…대구 칠성개시장엔 적막감만
- 이성덕 기자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저희도 세금 내며 살아온 국민인데, 왜 이런 대우를 받아야 하나요?"
초복인 15일 낮 12시 대구 북구 칠성개시장 골목.
지난해까지 만해도 복날 손님들로 북적였던 시장의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었다. 골목을 오가는 시민들의 발걸음은 드물었고, 문을 연 보신탕 가게에도 빈자리가 커 보였다.
칠성개시장에서 보신탕집을 운영하는 A씨(40대)는 "'개식용종식법'이 내년 2월부터 시행된다는 소식이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내년 여름에는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A씨는 매장 포스기에 기록된 매출 내역을 보여주며 "올해 초복 매출은 지난해의 5분의 1 수준"이라며 "지금도 '보신탕을 먹을 수 있느냐'는 문의 전화가 적지 않은데, 법이 시행되기도 전에 이미 판매가 금지된 것으로 오해하는 손님들이 많다"고 했다.
이 업소는 해마다 초복이면 가게 밖까지 줄이 늘어설 정도로 손님이 몰렸지만, 올해는 그런 풍경을 기대하는 것 조차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시장 안에는 이미 영업을 접은 업소도 있었다. 골목 한편의 대형 보신탕 식당은 출입문에 '임대' 현수막을 내건 채 문을 닫은 상태였다.
A씨는 정부의 업종 전환 지원 방식에도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업종 전환을 하려는 업주들에게 제시된 지원금은 간판 하나 교체하기에도 부족한 몇백만원 수준"이라며 "법이 시행되면 결국 업종을 바꿀 수밖에 없는데, 이 정도 지원으로는 시설을 정비하고 새롭게 영업을 시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보신탕 대신 흑염소탕을 판매해야 하는 상황인데, 흑염소탕 매출은 보신탕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며 "결국 기존 업종을 접으라는 이야기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런 온도 차는 소송으로 번질 조짐이다. A씨는 "헌법재판소의 '개식용종식법' 위헌확인 헌법소원과 효력정지 가처분 결정이 나온 뒤 대구지역 업주들도 보상금의 적정성을 다투는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북구청에 따르면 지역 내 개식용 관련 업소는 모두 20곳으로, 이 가운데 2곳은 이미 폐업했고 현재 18곳이 관리 대상이다. 업종별로는 음식점과 건강원으로 분류된다.
이 가운데 칠성개시장 내 업소는 11곳이다. 이 중 2곳은 이미 폐업했고, 2곳은 폐업을 준비 중이다. 나머지 7곳은 흑염소 판매 등으로 업종 전환을 결정했다.
북구보건소 관계자는 "업종 전환 지원금은 정부가 전국적으로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 지급하는 것"이라며 "현장 점검 결과 상당수 업소가 흑염소 판매 등으로 업종을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지난 2024년 2월 제정된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내년 2월 7일부터는 개를 식용할 목적으로 사육·증식·도살하거나 유통·판매하는 행위가 전면 금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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