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층간소음 살인 피해 유족 "한 사람 범행에 일상 완전히 붕괴"

"계획 범행 분명한데 신상 공개 안 해 답답"
사건 발생 한 달이 다 되도록 집에 못 돌아가

사건이 발생한 대구 서구 평리동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부착돼 있던 아파트 소음 관련 안내문(유족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한 사람의 범행으로 가족의 일상이 무너졌습니다."

대구 서구 한 아파트에서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빚던 윗집 주민을 살해한 20대 남성 A 씨가 구속 기소됐으나 유족들이 사건 발생 한 달이 다 되도록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2일 법원 등에 따르면 A 씨는 지난달 8일 오전 10시 40분쯤 대구 서구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윗집 주민 B 씨(50대)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건 이후 B 씨 가족은 살던 아파트를 떠나 다른 곳에서 임시 거주하고 있다.

유족에 따르면 갈등은 입주 초기에 시작됐다.

2023년 4월 새 아파트에 입주한 가족은 층간소음 문제가 제기되자 거실에 소음 방지 매트를 깔고 실내화를 신은 채 생활했다고 한다.

A 씨가 "마우스 클릭 소리가 크다"고 항의하자, B 씨 가족은 집 안까지 보여주며 "컴퓨터가 없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지난해 5월에는 A 씨의 거친 항의에 위협을 느낀 B 씨 가족이 경찰을 불렀지만 "결국 달라진 것은 없었다"고 했다.

유족은 "입주 초기부터 아파트 내부에서 둔탁한 충격음과 진동이 반복됐다"며 "관리사무소에서 원인 파악을 위해 입주 세대를 조사했지만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했고, 배관 문제로 추정된다는 답만 들었다"며 "배관 관련 부품을 교체한 이후에도 소음이 계속됐다"고 말했다.

유족이 살던 대구 서구 평리동 아파트 내부 모습. 소음 방지를 위해 매트가 설치돼 있다.(유족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이 사건 이후 유족이 관리사무소 측에 "사건 전 어떤 조치를 했느냐"고 묻자, 관리사무소 측은 "이것도 해 보고 저것도 해 보고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사건 이후 다른 곳에 임시 거처를 마련해 생활한다"는 유족은 "잠깐 아파트에 올라갈 일이 있어도 무서워 관리실 직원과 같이 가려고 기다린 적이 있다"며 "그 과정에서 2차 가해성 발언도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를 소음 유발자처럼 바라보는 시선이 가장 힘들다"며 "한 사람의 범행으로 가족의 일상이 완전히 무너졌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A 씨가 흉기를 챙겨 엘리베이터로 향한 것을 보면 계획적인 범행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유족이 이렇게 고통스러운데 신상이 공개되지 않는 것이 너무 답답하다"고 했다.

아파트 소음과 관련해 입주민 단체 대화방에 올린 소음 관련 대화. (유족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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