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나를 키워준 대구, 이젠 내가 대구 위해 일할 차례"
[6·3 여야 주자 인터뷰] "노무현의 길 따라가려 최선"
"당선 후 대권?…그런 말 마시라" "박근혜 예방 의사"
- 남승렬 기자
(대구=뉴스1) 남승렬 기자
위기를 스스로의 힘으로 이겨내 온 대구의 저력 믿습니다. 대구의 도약, 김부겸이 책임지고 시작하겠습니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는 29일 "내 인격과 정치의 방향을 만들어준 대구, 나를 키워준 대구를 위해 이제 남은 힘을 모두 쏟고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날 대구 달서구 두류동 선거사무소에서 뉴스1과 가진 인터뷰에서 "위기를 스스로의 힘으로 이겨낸 대구의 저력을 믿는다. 이제 제가 대구를 위해 일할 차례"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른바 '노무현 정신'을 묻는 질문에 "그분(노무현 전 대통령)의 길을 조금이라도 따라가 보려고 최선을 다해왔다"고 말했다
대권 도전을 묻는 말에는 손사래를 치며 "그런 말씀 하지 말라. 대구를 살려보겠다고 나온 사람이 다른 정치적 계산을 하고 있다면, 시민이 모르실 리 없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도 기회가 된다면 예방할 의사가 있다"고 했다.
경북 상주 출신으로 대구 경북고,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김 후보는 경기 군포시에서 16~18대 국회의원을 지낸 후 "지역주의를 깨자"며 2012년 19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구갑으로 지역구를 옮겼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 후보로 나서서 40.33%를 얻어 아깝게 낙선한 그는 2016년 20대 총선에서 '대구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수성구갑에서 62.3%의 지지를 받아 당선됐다.
문재인 정부 초대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냈으며, 21대 총선 패배 이후에는 문재인 정부 마지막 국무총리를 지냈다.
대구에서 선거 도전은 다섯번째이며, 대구시장 도전은 12년 만이다.
다음은 김 후보와의 일문일답이다.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됐다. 최근 대구에서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대구 민심이 예전과 다르다'고 최근 여러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는데, '정치인' 김부겸에 TK(대구·경북)는 어떤 의미이고 '자연인' 김부겸에게 TK는 어떤 의미인가.
▶자연인 김부겸에게 대구는 따뜻한 어머니 같은 곳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 사람을 이해하는 마음, 상대를 품는 공감의 태도를 만들어준 곳이다. 정치인 김부겸에게 대구는 엄격한 아버지 같은 곳이다. 내게 쉬운 길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나는 정치를 왜 하는지, 누구를 위해 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되물었다.
덕분에 장관도 하고 국무총리도 할 수 있었다. 내 인격과 정치의 방향을 만들어준 대구, 나를 키워준 대구를 위해 이제 남은 힘을 모두 쏟고 싶다.
―최근 공약 발표회에서 미비한 재정 지원으로 무산 위기에 놓인 TK신공항의 성공적 건설과 무산된 대구·경북행정통합 재추진 의사를 밝혔다. 또 AI(인공지능)와 로봇산업에 대한 공약도 밝혔다.
▶TK신공항은 대구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인프라다. 최소 15조 원 규모의 초대형 사업인 만큼 대구의 힘만으로는 어렵다. 이미 첫 삽을 뜨기 위한 1조 원 규모의 재정 지원을 당과 협의했고, 중앙당 공약에 반영했다. 집권 여당과 중앙정부의 협조를 통해 더 이상 표류시키지 않겠다.
행정통합은 단순한 행정구역 개편이 아니라, 수도권 일극 체제에 맞서 대구·경북이 하나의 경제권·생활권·산업권으로 커지는 전략이다. 당선 직후 바로 공동추진위를 구성해 시·도민의 뜻을 충분히 묻고, 정부 지원과 특별법 통과까지 이끌어가겠다. 목표는 2028년 총선에서 통합단체장을 선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대구 산업 대전환도 반드시 해내겠다. 이재명 대통령도 '대구를 AI 로봇 수도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금속·기계, 자동차부품, 섬유 등 전통산업에 AI를 결합해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이고, 더 좋은 일자리와 더 높은 임금으로 이어지게 하겠다. 대구를 대한민국 미래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키우겠다.
―'지역주의 타파'라는 측면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자주 비교된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선거사무소 개소식 영상 축사에서 '김부겸은 바보 노무현처럼 꽃길을 마다하고 지역주의에 좌절해도 꺾이지 않았다'고 했다. 이른바 '노무현 정신'에 대한 평가와 함께 대중이 노무현과 김부겸을 비교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대인이자 다면적인 분이었다. 어떤 분들은 불의와 타협하지 않았던 투사로, 또 어떤 분들은 상대 정파에도 손을 내밀던 통합의 지도자로 기억할 것이다.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부산에 도전했던 '바보 노무현'도 중요한 한 모습이다.
저는 그 다양한 '노무현 정신'의 뿌리가 결국 하나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공동체를 먼저 생각하는 공심(公心)이다. 저를 노무현 대통령과 비교하는 것은 과분한 일이지만, 그분의 등을 보며 그 길을 조금이라도 따라가 보려고 최선을 다해왔다.
―추경호 후보가 최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됐다. 언론에서는 '빅매치'라고 분석한다.
▶추 후보는 여러 공직을 거치며 국가에 봉사해 온 분이다. 앞으로 치열하게, 그러나 품격 있게 비전 경쟁을 펼치겠다. 앞으로 대구시장 임기 4년은 이재명 정부 임기와 함께 간다. 중앙정부에 대구 시민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전달하고, 대구 몫을 제대로 가져올 사람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지금 대구에 필요한 사람'은 김부겸이라고 호소드리고 있다.
―추경호 후보는 '계엄'과 '내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정치권 안팎에서 나오는, 이른바 '사법 리스크'를 가진 상대다. 공식 선거운동에 들어가면 이런 상대의 핸디캡을 파고드나, 아니면 다른 방식의 경쟁에 치중할 것인가.
▶추 후보의 사법 리스크 논란에 대해서는 이미 국민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다만, 내가 만나는 시민들의 관심사는 결국 '누가 대구를 살릴 수 있느냐'에 더 가까운 것 같다. 대구 발전에 대한 역량과 열망, 실행 경험, 이재명 정부와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의 협조와 지원을 끌어낼 힘은 내가 더 크다고 자신한다. 이 점을 시민께 분명히 말씀드린다.
―국민의힘 본선 진출자가 확정되기 전 '유영하 의원이 최종 후보가 되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국민의힘 최종 후보로 추경호 후보가 확정됐다. 박 전 대통령을 예방할 의향이 있나.
▶지난 주말 국민의힘 후보 경선이 끝났다. 유영하 의원도 몸과 마음을 추스를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몇 차례 말씀드렸듯이 박 전 대통령 예방은 적당한 시기에 정중하게 타진하겠다. 지역의 어른을 뵙는 일에 정치적 계산이 있을 수 없다. 대구의 대전환이라는 시대적 과제 앞에서는 진영보다 실용과 협력이 우선이다. 기회가 된다면 박 전 대통령의 경험과 의견도 경청할 것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김부겸이 대구시장에 당선되면 또다시 잠룡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말이 나온다. 한때 대선주자로 거론되다 2020년 총선 패배 이후 사실상 대권 도전의 길이 막혔다. 정치인 김부겸의 대선 도전, 여전히 유효하다고 봐도 되나.
▶그런 말씀은 하지 말아달라. 지금 대구는 절박하다. 대구를 살려보겠다고 나온 사람이 다른 정치적 계산을 하고 있다면, 시민들이 모를 리 없다. 시장은 일하는 자리다. 다른 정치적 목표를 위한 징검다리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나는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 대한 마지막 봉사라는 마음으로 출마했다.
대구 시민들이 나를 키워준 덕분에 장관도 하고 국무총리도 할 수 있었다. 이제는 대구 시민들이 과실을 누릴 차례다. 내가 쌓아온 행정 경험, 중앙정부와 국회의 네트워크, 국정 운영의 노하우를 모두 대구에 쏟아붓겠다. 대구의 경제 지도를 바꾸는 일에 남은 힘을 다하겠다.
―이번 지방선거의 전국적 판세와 TK지역 성적표를 예상한다면. 광역단체장 선거의 경우 '민주당 압승이 예상된다'는 말이 나온다.
▶답변하기에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선거 때 정당과 정치인은 늘 겸손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오만해 보이면 유권자가 어김없이 꾸짖는다. 또 선거 전 예측은 결과를 바라보는 기준 자체를 바꾸기도 한다. 민주당이 크게 유리하다는 말이 많아지면, 국민의힘이 광역단체장 몇 곳만 이겨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다. 그래서 지금은 판세를 예단하기보다 마지막까지 절박하게 뛰는 것이 중요하다.
지방선거는 광역단체장만 뽑는 선거가 아니다. 기초자치단체장도 200명이 넘고, 전체 당선자 수가 4000명이 넘는다. TK에서 민주당은 역대 최고 성적을 내더라도 여전히 압도적 소수파다. 그래서 시민께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다. 대구를 한쪽으로 더 기울여 전국의 균형을 맞추려 하지 말고, 먼저 대구 안의 균형을 조금이라도 맞춰달라. 그래야 견제가 생기고, 정치인들이 더 열심히 일한다. 그래야 대구가 발전한다.
―대구 시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과 선거에 임하는 각오는.
▶나는 위기를 스스로의 힘으로 이겨내 온 대구의 저력을 믿는다. 지금 대구가 처한 절박함은 곧 나의 절박함이기도 하다. 그 절박한 마음이 모여 대구의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확신한다. 시민께 분명히 약속드린다. 지지부진한 TK신공항 문제를 신속히 풀어내겠다.
대구·경북행정통합도 당선 즉시 추진위를 구성해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겠다. AI와 로봇, 전통산업의 혁신을 통해 대구의 산업 지도를 바꾸겠다. 대구가 나를 키워줬다. 이제 내가 대구를 위해 일할 차례다. 대구의 도약, 김부겸이 책임지고 시작하겠다.
pdnam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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