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별 가지치기로 '황량'하게 변한 천년의 숲 경주 황성공원
"사람·새 그늘 찾아 공원 오는데 숲 망쳐놔"
- 최창호 기자
(경주=뉴스1) 최창호 기자 = 경북 경주시가 황성공원에서 소나무 전정 작업을 한 이후 숲이 황량하게 변하자 "가지치기 수준이 아니라 훼손한 것"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17일 황성공원에서 만난 60대 시민은 "지난해 12월부터 공원에서 소나무 가지치기한 작업자들이 나뭇가지를 너무 많이 치는 것 같아 걱정이 많았다"며 "작업 후 숲이 너무 황량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관리·감독해야 할 경주시가 왜 이 지경이 되도록 방치했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매년 4~5월 후투티, 딱따구리 등 여름 철새를 촬영하기 위해 황성공원을 찾는 70대 사진작가 A 씨는 "시민은 물론 새도 시원한 그늘이 있어 공원에 오는데 숲을 다 망쳐놨다"고 했다.
A 씨는 "가지치기 전의 모습을 되찾으려면 최소한 2~3년은 기다려야 할 것 같다"며 "무분별한 가지치기로 둥지 지을 곳이 없어지면 철새들이 날아오겠느냐"고 했다.
공원을 찾은 한 시민은 "황성공원은 신라천년의 숨결이 살아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울창한 숲이 매력적인데, 가지치기 이후 공원의 모습을 보니까 실망을 넘어 원망이 들 정도"라며 발길을 돌렸다.
경주시 관계자는 "이번 소나무 전정 작업은 5년 만에 실시됐고 사전에 충분한 모니터링을 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은 것 같다"며 "앞으로 진행할 전정 작업은 솎아내는 방법 등으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choi1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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