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복구, 농업은 멈춰”…경북 산불 1년 ‘회복 격차’ 현실화
“단기 복구 정책 한계…장기 회복 체계 전환해야”
- 김대벽 기자
(안동=뉴스1) 김대벽 기자 = 경북 북부지역의 대형 산불이 발생 1년이 지났지만 산림 복구와 달리 농업과 지역 공동체는 여전히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연구기관들은 현재 복구 수준을 '절반'으로 평가하며 정책 전환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17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25 영남지역 산불 피해와 농업 부문 대응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이 산불은 단순 재산 피해를 넘어 농업 생산과 지역 공동체 기반을 동시에 붕괴시킨 복합 재난으로 분석된다.
피해 규모는 농작물 1952㏊, 과수시설 514㏊, 농기계 1만7158대, 가축 2만2000여 마리에 달해 생산 기반 자체가 흔들린 수준으로 평가됐다.
특히 피해 지역이 사과 주산지에 집중되면서 과수 농업은 복구 이후 수확까지 수년이 걸려 단기 지원만으로는 정상화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장 큰 문제는 '회복의 격차'다.
시설 복구는 일정 부분 진행됐지만 생산과 소득 회복이 지연되면서 농가 경제 회복이 뒤처지고 있다.
개화 시기 산불로 인한 과수 피해와 꿀벌 서식지 감소, 생육 불량 등 복합적 요인이 회복 속도를 늦춘 것으로 분석된다.
정책 구조에도 허점이 발견됐다.
현행 재난 지원 체계는 응급 복구와 생계비 지원 중심으로 설계돼 장기 피해가 발생하는 농업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융자 중심 지원은 농가 부채를 늘릴 수 있으며, 산불이 여전히 사회재난 중심으로 분류돼 지원 범위와 규모가 제한되는 점도 한계로 꼽히고 있다.
대응 방식 역시 사후 중심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북연구원은 "경북의 최근 10년 평균 산불 발생이 전국보다 약 3배, 피해 면적은 5배 이상 많은 구조적 위험지역인데도 대응이 여전히 진화 중심에 치우쳐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빅데이터 기반의 예측 시스템 구축과 지역 맞춤형 대응, 인프라 확충 등 사전 예방 중심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산불 피해는 공동체 붕괴로 이어지고 있다.
고령 농가를 중심으로 영농 재개 부담이 커지면서 복구 포기와 이주가 증가해 농촌 공동체 약화와 지역 소멸 위험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외상 후 스트레스 등 심리적 피해 역시 회복을 더디게 만드는 요소로 지목된다.
연구기관들은 "산불 대응을 단기 복구에서 장기 회복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주요 과제로 자연재난 인정과 지원체계 개편, 농업 맞춤형 장기 복구 정책, 공동체 재생 전략, 생태 기반 산림 복원 등이 제시됐다.
특히 단순 재식재를 넘어 스마트 과수원 조성, 방화·방풍 설계 등 산업 구조재건 수준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dbyu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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