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119 이송 환자 82%가 한 병원 집중…"중증도·진료 여부 고려해야"

"경증·고령 환자 구분한 이송 기준 필요"

경북 문경지역 119구급대의 응급환자 의료기관 이송이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경증·고령·만성질환자에 대한 세부 기준이 부족해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20.2.23/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문경=뉴스1) 김대벽 기자 = 경북 문경지역 119 구급대가 이송한 응급환자 10명 중 8명 이상이 한 병원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증·고령·만성질환자 이송에 대한 세부 기준이 없어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작년 문경지역에서 119 구급차로 이송된 환자 3494명 중 82%인 2890명이 응급의료기관 C 병원으로 이송됐고, 지역 종합병원 D 병원으로 이송된 환자는 285명에 그쳤다.

환자 이송 편중은 전부터도 계속돼 2024년에는 3583명 중 C 병원 2951명, D 병원 323명이었고, 2023년에도 3845명 가운데 C 병원 3011명, D 병원 493명이었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119 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는 환자의 질병 내용과 중증도, 치료 적합성, 최단 시간 내 이송 가능성 등을 종합해 의료기관을 선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법령상 환자의 병원 선택권은 절대적 권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증도와 진료 가능 여부를 고려해 모든 진료가 가능한 응급의료기관으로 이송하다 보니 나타난 현상"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의료계와 지역사회에서는 현행 이송 기준이 중증 응급환자 중심으로 설계돼 고령자나 만성질환자처럼 치료 연속성이 중요한 환자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고령자나 만성질환자는 진료 이력과 의료 연계가 중요할 수 있다"며 "경증·고령 환자를 구분하는 세분된 이송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119 이송 체계가 환자 수송을 넘어 지역 의료기관과 연계된 구조로 작동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문경시의회는 '응급환자 이송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응급환자 이송을 지자체 정책 과제로 다뤘다. 이 조례는 의료 접근성이 취약한 지역 특성을 고려해 응급환자 이송에 대한 행정적·재정적 지원 근거를 마련하는 데 목적을 뒀다.

그러나 이 조례는 '이송 지원'에 초점을 맞추면서 구급대의 병원 선정 기준이나 경증·고령·만성질환자 이송 판단 기준까지는 담지 못한 것으로 평가됐다.

전문가들은 "현행 제도가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운영 결과가 지역 의료 인프라 약화로 이어질 경우 도민 생명 보호라는 취지와 괴리가 커질 수 있다"며 "응급환자 이송 기준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dbyuc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