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청년 고용 'S등급'의 이면…"취업 늘었지만 장기 근무 어려워"

도의회 "단기·공공 일자리 대부분…질 높여야"

<자료사진> 2019.8.29/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안동=뉴스1) 김대벽 기자 = 경북도가 청년 일자리 창출 성과로 606명의 고용 실적을 내세우며 정책 성과를 강조하고 있지만, 현장에선 "일자리는 늘었지만 지역에 남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5일 도에 따르면 작년엔 일자리·산업 분야를 민생 핵심 과제로 설정, 청년과 취약계층 고용 확대에 예산을 집중 편성했다. 그 결과, 도는 고용노동부의 '지역산업맞춤형 일자리 창출 지원' 사업에서 목표치인 565명을 넘어 606명의 고용 성과를 기록했고, 지역혁신 프로젝트 사업 평가에서도 'S등급'을 받았다.

아울러 지역형 플러스 일자리 사업은 경북 주력산업인 뿌리산업 분야에서 S등급, 이중구조개선지원 사업과 업종별 상생 협약 확산 지원 사업은 각각 A등급을 받는 등 전반적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도의 일자리 정책은 동서남북 권역별 산업구조와 노동시장 특성을 반영한 '생활경제권 중심 일자리 모델'을 핵심으로 한다. 도는 "시·군 특성을 분석해 맞춤형 사업을 설계하고, 시·군 특화사업을 통해 일자리 역량 강화와 신규 사업 발굴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도는 또 작년에 304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고용 창출·유지 7440명, 재직자와 외국인 훈련 176명의 성과를 냈다. 자동차 부품산업에는 105억 원을 지원해 원·하청 간 임금과 복지 격차 해소, 미래차 전환 기술 지원, 신규 취업자·재직자 장려금 등을 추진했다.

아울러 도는 차 부품 산업 종사 청년 1295명에게 주거비와 교통비, 건강검진비, 재직자 장려금을 패키지로 지원하며 정주 여건 개선에도 나섰다.

그러나 작년 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선 "성과가 양적 지표에 치우쳐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도의회는 당시 "청년 일자리 숫자가 늘었지만, 사업 종료 후 지역에 남는 비율이 낮다"며 "단기·공공형 일자리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행정사무감사 자료를 보면 청년 일자리 사업 참여자 상당수가 기간제·한시성·위탁 사업 형태로 고용됐다. 이들은 사업 기간에는 취업자로 분류되지만, 종료와 동시에 고용이 끊긴다.

한 도의원은 "606명이라는 성과는 대부분 사업 기간만 유지되는 고용"이라며 "정규직 전환이나 민간기업 취업으로 이어지는 사례는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온다. 경북 북부권의 한 청년 일자리 산업 참여자는 "일 경험이 도움이 됐지만, 임금이 적고 경력으로 인정받기 어려워 장기 근무가 힘들었다"고 전했다.

도의회는 경북형 일자리 모델과 관련해 "지역 특성에 맞는 일자리라는 취지와 달리 임금과 근로 조건, 고용 안정성에서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농촌·산간 지역은 민간 일자리 기반이 취약해 사업 종료 후 청년이 수도권이나 대도시로 이동하는 구조가 반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 기반을 갖춘 경북 포항·구미·경산과 달리 군 단위 지역은 공공형·단기 일자리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도의회는 "청년 고용 성과를 도 평균 수치로 발표할 것이 아니라, 시·군별 고용 유지 기간과 정착률을 함께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 도의원은 "청년 일자리 성과는 몇 명을 채웠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지역에 남았느냐로 평가해야 한다"며 "정규직 전환율과 평균 임금, 고용 유지 기간 등 질적 지표를 도정 성과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 역시 "공공 주도 청년 일자리만으로는 인구 유출을 막기 어렵다"며 "지역 산업과 연계된 민간 일자리 생태계 조성이 병행되지 않으면 청년 정착이 요원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청년 일자리 정책을 단계적으로 질 중심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dbyuc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