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외국인 관광객 33% 늘었다는데…"APEC 효과 검증 필요"
"경주에만 효과 집중…다른 시·군 체감 변화 없어"
- 김대벽 기자
(안동=뉴스1) 김대벽 기자 = 작년 10월 말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경북 관광이 뚜렷한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그 효과가 경주에 집중된 '반짝 성과'인지, 시·군으로 확산하는 구조적 변화인지에 대해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7일 경북도에 따르면 이번 APEC 정상회의 개최지였던 경주는 확실히 그 수혜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작년 누적 관람객이 197만 6313명을 기록해 전년 대비 45% 증가하면서 30년 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APEC 기간 한미·한중 정상회담, '신라금관, 권력과 위신' 특별전, 정상회담장 상시 공개 등으로 경주는 명실상부한 'APEC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특히 신라금관 6점과 금허리띠를 한자리에 모은 경주박물관 특별전은 104년 만의 첫 사례로 문화사적 의미와 대중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월지관 재개관, 성덕대왕신종 타음조사 공개 등 문화 이벤트가 이어지며 경주 관광은 APEC 후에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경북도는 이런 흐름을 근거로 "APEC 이후 외국인 관광객이 33% 증가했고, 관광·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3조 8000억 원의 투자 유치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성과가 경주에 국한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광 관련 전문가에 따르면 APEC 이후 외국인 관광객과 미디어 노출의 상당 부분이 경주에 집중돼 경북 북부권과 서부권의 일부 시·군에선 체감 변화가 크지 않다.
경북도의 '포스트 APEC' 전략도 결국 이런 한계에서 출발한다. 도는 보문관광단지 재창조, 역사 문화권 관광벨트, 시·군 연계 체류형 관광코스 확대, AI·디지털 관광콘텐츠 도입 등을 통해 '경주 중심' 구조를 '도 전역 확산' 구조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도는 이를 위해 올해부터 2030년까지 5년간 100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그 확산 속도와 실효성은 아직 검증 단계에 있다. 관광객 증가 통계가 1회성 행사 효과인지, 장기 체류와 재방문으로 이어지는 구조적 변화인지에 대한 분석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 33% 증가'란 수치에 대해 "집계 기간·기준·순수 관광객 비율 등이 명확히 공개돼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이 문제는 앞서 도의회의 행정사무 감사에서도 다뤄졌다. 도의회는 작년 11월 행정사무 감사에서 문화관광체육국, 미래전략기획단,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 등을 대상으로 APEC 사후 활용 계획, 예산 집행의 타당성, 시·군 확산 전략의 실효성을 집중 점검했다. 당시 감사 대상은 75개 기관에 이르렀다.
도의회 안팎에서는 '경주의 성공 사례를 다른 시·군으로 어떻게 복제할 것인지'에 대해 "교통·숙박·콘텐츠·인력을 포함한 종합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행사 효과가 특정 거점에 머물 경우, 지역 간 격차만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APEC 효과의 지속 가능성은 행사 이후 3~5년에 달렸다"고 전하고 있다. 국제 메가 이벤트 연구 사례에서도 단기 방문객 증가는 비교적 쉽게 나타나지만, 지역 산업과 일자리로 연결되는 경우는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많기 때문이다.
dbyu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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