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하는 마음으로 진료"…17년째 이어진 대구 곽병원 '섬김의 세족식'

2일 오전 대구 중구 곽병원에서 곽동협 병원장(왼쪽)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인 이용수 할머니의 발을 씻어주고, 보온용 양말을 신겨준 뒤  건강을 기원하고 있다. 2026.1.2/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2일 오전 대구 중구 곽병원에서 곽동협 병원장(왼쪽)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인 이용수 할머니의 발을 씻어주고, 보온용 양말을 신겨준 뒤 건강을 기원하고 있다. 2026.1.2/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귀한 손으로 제 발을 다 씻어주시고…고맙습니다."

2일 오전 8시20분, 대구 중구 곽병원 간호간병통합병동에 곽동협 병원장과 의사, 간호사 등 20여 명이 모였다. 병오년 새해를 맞아 어르신 입원환자들의 발을 씻겨주며 섬김을 다짐하기 위해서다.

'곽병원 섬김의 세족식'은 2009년 시작됐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021~2022년 중단됐다가 2023년 재개됐다.

새해 첫 업무를 앞두고 열린 세족식에 참여한 의료진은 환자를 위한 사랑의 마음을 되새기고, 스스로 더 엄격한 의료인이 될 것을 다짐하며 환자들의 발을 정성스레 씻어준 뒤 보온용 양말을 신겨줬다.

이날 곽동협 병원장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인 이용수 할머니의 발을 씻어준 뒤 두 손을 꼭 잡고 건강을 기원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지난 연말 거주하는 아파트에서 승강기를 타려다 넘어져 얼굴과 어깨, 가슴 등에 멍이 들어 입원했다.

병원 관계자는 "CT 촬영 결과 다행히 골절은 없지만, 98세의 고령인 점을 감안해 건강 상태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2일 오전 대구 중구 곽병원 간호간병통합병동에서 의료진이 2026년 새해를 맞아 어르신 입원환자의 발을 씻겨주며 섬김을 다짐하는 '섬김의 세족식'을 진행하고 있다. 2026.1.2/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1928년 대구에서 태어난 이용수 할머니는 '아이 캔 스피크' 청문회 증언의 실제 주인공이다. 2007년 미 하원 공개 청문회에서 고(故) 김군자 할머니, 네덜란드 국적의 얀 러프 오헤른 할머니 등과 함께 피해 사실을 증언했다.

이 증언으로 미 하원에서 일본군 위안부 사죄 결의안(HR121)이 통과됐다.

2015년 9월에는 샌프란시스코 시의회에서 증언해 위안부 기림비 설립 결의안 채택을 이끌어냈다.

광복 50주년이던 1995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무료진료를 맡으면서 이 할머니와 인연을 맺은 곽동협 병원장은 "환자와 의료진이 마음의 거리를 좁히고, 봉사하는 마음과 섬김의 정신을 바탕으로 진료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jsg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