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한 아이 생각에 눈물이"…딸 뒷모습에 눈 떼지 못하는 모정

[2026수능]요란한 응원전 대신 따뜻한 격려·위로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오전 대구 수성구 정화여고에 마련된 시험장 앞에서 학부모가 수험생 자녀를 응원하며 배웅하고 있다. 2025.11.13/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대구=뉴스1) 남승렬 이성덕 기자 = "긴장하지 말고 파이팅, 우리 ○○이, 하이 파이브하고 가야지."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일제히 실시된 13일 오전 대구시교육청 24지구 제3시험장인 대구 중구 경북여고 앞.

제자를 격려하기 위해 시험장 입구를 찾은 고3 담임교사 3명이 시험장으로 들어가는 제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파이팅"을 외쳤다.

경일여고 3학년 담임인 박성경 씨(45)는 어둠이 채 가시기 전인 오전 6시30분쯤 시험장을 찾았다.

그는 "전날 학생들에게 '수능이 중요한 스텝이기는 하지만 인생에서 다른 중요한 일도 많으니 너무 긴장하지 말고 평소대로 하면 된다'고 격려했다"고 말했다.

성화여고, 경북예고 교사들도 하나같이 제자들의 '수능 대박'을 기원했다.

시험장 입구는 예전의 요란한 응원전이 사라진 대신 초콜릿이나 핫팩 등을 챙겨주는 따뜻한 모습으로 바뀌었다.

경북여고 인근에서 학원을 운영하는 강사들은 주머니를 털어 핫팩 150장을 사 시험장으로 향하는 수험생들에게 나눠줬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실시된 13일 오전 대구시교육청 24지구 제3시험장인 대구 중구 경북여고 앞에서 한 교사가 시험장으로 들어가는 수험생을 격려하고 있다. 2025.11.13/뉴스1 ⓒ News1 남승렬 기자

딸을 배웅 나온 정미화 씨(49)는 시험장으로 들어가는 딸을 따뜻하게 안아준 뒤 "평소처럼 침착하게 풀면 된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정 씨는 "딸이 그동안 공부하느라 고생한 걸 생각하니 왈칵 눈물이 나왔다"며 딸의 뒷모습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오전 7시가 넘자 인근 도로는 자녀들을 배웅 나온 부모들의 차량 행렬이 이어졌다.

수험생들은 긴장하는 기색을 보이면서도 교사와 부모의 격려 속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시험장으로 속속 들어갔다.

비슷한 시각 대구교육청 24지구 제15시험장인 수성구 대구여고 정문 앞에도 응원과 격려의 분위기가 가득했다.

수험생들은 핫팩을 손에 움켜쥔 채 담요를 들고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시험실로 향했다.

학부모들은 자녀가 최상의 컨디션으로 시험을 볼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다.

시지고에 다니는 딸을 둔 학부모 A 씨는 "아이가 이정효 광주FC 감독을 좋아한다"며 "평소 이 감독의 영상을 못보게 했지만, 수능을 앞두고 크게 긴장하는 것 같아 감독 영상을 보게 했고 시험장에도 이 감독의 축구 카드를 들고 들어갔다. 기분 좋게 시험장에 들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가 청소년 성장 영양제를 먹으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해 영양제 1통도 가방에 넣어줬다"고 덧붙였다.

학부모 B 씨는 "수능 때 필요하면 먹으라고 청심환을 챙겨줬다"며 "수능을 1주일 앞두고 1시간 일찍 자게 했고, 평소 먹지 않던 음식을 먹여 소화장애 등을 겪을까 봐 낯선 음식은 피하고 소화가 잘되는 음식으로 차렸다. 도시락으로 계란볶음밥을 싸줬다"고 말했다.

한 학부모는 딸이 두고 간 도시락을 시험장에 넣어주려고 순찰차를 타고 급히 달려오기도 했다.

대구에서는 지난해보다 1148명 늘어난 2만5494명이 수능에 응시했으며, 성적표는 12월5일 배부될 예정이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오전 대구 수성구 정화여고에 마련된 시험장 앞에서 교사와 후배들이 피켓을 들고 수험생들을 응원하고 있다. 2025.11.13/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pdnam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