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55주기' 대구 추모식 13일…울산 사고로 노동부 장관 불참
- 남승렬 기자

(대구=뉴스1) 남승렬 기자 = 우리나라 노동운동의 불을 지핀 대구 출신 노동운동가 전태일 열사(1948~1970)의 제55주기 추모식이 오는 13일 전 열사 옛집이 있는 대구 중구 남산동 2178-1번지에서 열린다.
10일 사단법인 전태일의친구들에 따르면 전 열사 추모식이 열리는 남산동 한옥은 그가 생전에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절을 보냈다'고 일기장에 적은 유년시절 옛집이다.
당초 대구에서 열리는 이번 추모식엔 정부 인사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6일 울산에서 발생한 화력발전소 붕괴 사고 대응으로 김 장관 참석이 취소됐다.
전 열사 옛집은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성금 모금 운동을 통해 기금을 마련, 작년에 복원을 완료했다. 전 열사는 청옥고등공민학교(현 대구 명덕초교 강당 자리) 재학 시절인 1962~64년쯤 이곳에 살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 열사의 여섯 가족이 살았던 셋방은 함석지붕을 이고 있던 12.5㎡(약 3.8평) 공간이었고, 전 열사 가족은 이 공간에 2대의 재봉틀을 두고 봉제 일로 생계를 이어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 열사 모친 이소선 여사(1929~2011)가 당시 대구 동산병원 담장에 걸려있던 구호품과 헌 옷을 사 오면 전 열사와 동생들이 실밥을 뜯고 다림질하고, 이 옷감을 전 열사 부친이 재단해 새 옷을 만들어 놓으면 이 여사가 되팔았다고 한다.
전 열사는 생계 등을 이유로 1963년 11월 학업을 중단했고, 1964년 2월 가족과 함께 대구를 떠났다.
이 집의 존재는 2015년 전 열사 유족과 지인들 증언을 통해 알려지면서 2019년 3월 '전태일 옛집 살리기 시민운동'이 시작됐다. 이 운동을 통해 모은 기금으로 2020년 전 열사 50주기에 해당 집을 매입, '전태일' 이름이 적힌 문패를 달았다.
이후 허물어져 가던 집을 복원하기 위한 2차 모금 운동이 2023년 시작됐고, 공사 등을 거쳐 지난해 전태일 기념관 형식으로 개관했다.
집주인이 살았던 한옥 본채에는 열사와 관련된 사진 등과 열사의 생전 지기(知己)였던 고(故) 조영래 변호사를 비롯해 인연이 있던 인물과 관련된 자료가 전시돼 있다. 셋방이 있던 터엔 주민들이 쉬어갈 수 있는 작은 의자가 설치됐다.
pdnam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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