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제조업 10곳 중 8곳 "주력산업 레드오션 진입"

(대구=뉴스1) 김종엽 기자 = 대구 제조기업 10곳 중 8곳은 주력 제품이 이미 시장 포화로 '레드오션'에 진입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0일 대구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최근 지역 제조기업 302개 사를 대상으로 '산업 경쟁력 인식 및 신사업 추진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57%가 핵심 제품이 시장 포화 상태인 '성숙기'에 들어섰다고 답했으며, 26.3%는 시장 감소 상태인 '쇠퇴기'에 있다고 응답했다.

수요가 증가하는 '성장기'라고 답한 기업은 14%에 그쳤고, 시장 형성 초기인 '도입기'라는 기업은 2.7%에 불과했다.

업종별로는 섬유 92.9%, 자동차부품 89.5%, 기계·금속 82.5%가 성숙·쇠퇴기에 해당한다고 답해 지역 핵심 제품 경쟁력이 빠르게 약화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응답 기업의 38%가 주력 제품 경쟁력이 향후 5년 내 '약화할 것', 33.5%가 '현재와 비슷할 것'이라고 답한 반면, '강화될 것'이라는 곳은 28.5%에 그쳤다.

업종별로는 섬유(57.1%), 전기·전자(35.7%), 기계·금속(32%), 자동차부품(31.6%) 순으로 제품 경쟁력이 약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기존 제품을 대체할 신사업 추진은 부진한 실정이다. 신사업에 착수했거나 검토하고 있는지 질문에 63.7%가 '추진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신사업을 추진하지 않는 이유로는 '시장성과 사업성에 대한 확신 부족(43%)', '신사업 아이템 부재(24.6%)', '자금 부족(23.7%)', '전문인력 부족(8.7%)을 꼽았다.

산업 경쟁력과 신사업 추진을 위해 시급한 정책 과제로는 '연구개발비 등 자금 지원'이 39.1%로 가장 많았고, 또 '산업 규제 및 제도 개선(25.7%)',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 강화(19%)'를 들었다.

지역 기업들은 신사업 추진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수도권 지역에 비해 '우수 인재 확보 어려움(47.7%)'과 '자금 접근성 부족(19.3%)', '산업 생태계 및 인프라 미흡(17.4%)', '관련 정보 접근성 제한(3.7%)'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 제조업의 생산액 전국 비중은 2023년 2%로 1999년(3%)에 비해 1%p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제조업 생산액은 전국 기준으로 188조 6732억 원에서 672조 5550억 원으로 3.57배 증가한 반면, 대구는 5조 5904억 원에서 13조 6182억 원으로 2.44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

대구상의 관계자는 "지역 제조업이 성장 한계에 직면해 있지만 미래차·로봇·의료기기·첨단소재 등 신산업 중심으로 재편한다면 충분히 재도약할 수 있다"며 "산업구조를 첨단화하고, 중소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산업 대전환 정책을 실현할 골든타임"이라고 말했다.

kim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