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더 빛나는 경주"…APEC 특수에 외국인 관광객 '물결'

출입통제 보문단지 '한산', 황리단길은 '북적'

경주 월정교 전경 2025.10.25/뉴스1 신성훈기자

(경주=뉴스1) 신성훈 기자 = 27일부터 11월 1일까지 경북 경주시 보문단지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준비가 한창인 가운데 주말 경주 곳곳에 외국인 관광객이 북적이고 있다.

각국 정상들이 회의 기간 지낼 숙소가 모여있는 보문단지는 27일부터 차량 진출입이 엄격히 통제되며, 시 전역에서도 차량 자율 2부제가 시행되면서 보문단지 내부와 인근은 한적한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최근 경주 여행 필수 코스인 황리단길과 인근의 대릉원, 첨성대, 월정교에는 국내 젊은 관광객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북적이고 있다.

경주 황리단길에 국내외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다. 2025.10.25/뉴스1 신성훈기자

낮에는 황리단길의 맛집과 아기자기한 소품 가게, 카페 등 다양한 데이트코스로 주목을 받고 있으며, 밤에는 황리단길 주변의 대릉원, 첨성대, 월정교 등의 야경을 보기 위한 관광객들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번 APEC 정상회의의 특수와 홍보로 인한 외국인 관광객이 눈에 띄게 늘어 국내 관광객과 비슷한 수준의 인파들이 곳곳에서 경주를 즐기고 있다.

국내외 관광객들의 연령대는 대부분 20~30대가 가장 많았으며, 외국인 가족 단위 관광객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첨성대 앞에서 외국인 단체관광객들이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있다. 2025.10.25/뉴스1 신성훈기자

이에 따른 경주 내 숙박업체들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평일, 주말 대부분 예약은 가득 찬 상태였고 그 가격은 평소 3배 이상에 달하지만, 하루 숙박비 수십만원씩 하는 풀빌라와 펜션 등은 모두 예약 불가였다.

경주로 여행을 온 커플 관광객 A 씨(25·여·서울)는 "경주를 태어나서 처음 왔는데 먹거리도 많고, 야경이 너무 좋아 사진도 많이 찍었다"며 "다음에도 꼭 다시 오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 LA에서 단체관광을 온 에밀리 씨(Emily ·26·여)는 "K-팝으로 한국을 좋아하게 됐다. 서울과 부산을 여행하고 경주에 왔는데 전통적인 아름다움이 있어 너무 좋다"며 "다음에 한국에 온다면 개인적으로 경주를 또 와보고 싶다"고 말했다.

월정교 내부 모습. 2025.10.25/뉴스1 신성훈기자

미국에서 부인과 아들, 딸과 함께 가족여행을 온 잭 씨(jack·45·남)는 "APEC 일정과 맞물려 가족들과 여행을 오게 됐다. 짧은 일정이지만, 경주에서 본 아름다운 경치와 건물들이 인상 깊었고, 맛있는 음식과 문화를 체험하게 돼 즐거웠다"며 "야경이 너무 아름다워 가족들과 식사하고 2시간째 걸어 다니고 있다. 내일은 놀이공원에 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황리단길에서 소품 가게를 운영하는 B 씨(42·여)는 "APEC이 경주 홍보에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며 "최근 평일 관광객도 많이 늘었고, 외국인 관광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C 씨(63·여)는 "확실히 매출이 많이 늘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아져서 여기가 우리 동네가 맞나? 싶기도 하다"면서 웃음을 지었다.

경주 월정교 전경 2025.10.25/뉴스1 신성훈기자

한편 27일 APEC 개막을 기념하기 위해 첨성대 레이저쇼, 국악 공연, 월정교 패션쇼 등 경주 곳곳에서 개막 기념행사들이 진행된다.

ssh484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