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사흘 앞둔 경주 '철통' 경비…곳곳에 '차량 통제' 안내 현수막
도로 화단 새 단장…큰 길 벗어나면 정비 덜 된 구간도
"사진 찍을 곳 많다" "세심한 준비 아쉬워" 반응 엇갈려
- 신성훈 기자
(경주=뉴스1) 신성훈 기자 = 가을비가 내린 23일 경북 경주시 보문단지. 오는 27일부터 11월 1일까지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회의장과 거리마다 막바지 정비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번 회의에 참가하는 각국 정상 숙소와 가까운 보문단지 입구엔 '차량 자율 2부제'와 행사를 안내하는 현수막이 줄지어 걸려 있었다. APEC 정상회의 기간 시 전역에선 차량 자율 2부제가 시행되고, 보문단지 진출입은 엄격히 통제된다.
이날 경주IC에서 보문단지로 들어가는 도로에선 근로자들이 비를 맞으며 화단 정비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대로변 화분과 조경수 주변엔 모두 새 흙이 채워졌다. 보문단지 안팎으론 경찰 순찰차와 사이드카가 수시로 지나갔다.
보문호의 경계는 훨씬 삼엄했다. 해양경찰특공대 고속정이 호수 위를 달리고, 특공대원들이 망원경 등 장비로 호수 일대를 샅샅이 살피는 모습이 보였다. 해경특공대는 수중 수색과 대테러 훈련을 병행했다.
그러나 이 같은 도시 이면에선 노후 호텔과 공실 상가의 모습이 눈에 띄었고, 대로를 벗어났을 땐 도로 청소와 벽면 정비가 덜 된 구간도 보였다. 이면도로에 쌓인 쓰레기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외국인을 위한 안내에도 일부 '빈틈'이 보였다. 식당가 메뉴판, 편의점, 교통표지 등엔 다국어 안내가 아직 부족했고, 카드 결제·환전·택시 호출 QR 등 '즉시성' 정보 제공도 제한적이었다. APEC 준비지원단은 "외국인 친화 음식점을 확대하고 다국어를 지원한다"고 밝혔지만, 체감도는 기대 만큼 높지 못했다.
이와 관련 현장의 반응도 엇갈렸다. 관광객 A 씨(20대)는 "경주시내 정비가 전반적으로 잘 됐다"며 "도로가 깨끗하고 조경이 예뻐 사진 찍을 곳이 많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한 식당 주인은 "이 행사가 시민들에게 얼마나 실질적인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며 "큰 도로만 번지르르하다. 세심한 준비가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한상공회의소와 딜로이트는 이번 경주 APEC 정상회의에 따른 경제효과를 7조 4000억 원으로 추산했다. 이 가운데 단기적인 직접 효과는 3조 3000억 원, 관광·소비 등 중장기 부가가치는 4조 1000억 원이며, 고용 유발 인원은 2만 2600명으로 예측했다.
ssh484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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