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악성 미분양 8개월째 전국 최다…'CR리츠' 해결책 될까

대구서 2200여가구 매입 추진…"미분양 해소 기대"

대구의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가 4000가구에 육박하는 등 8개월째 전국 최다를 기록하며 경기 침체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사진은 대구 도심 전경.(뉴스1 자료, 재판매 및 DB 금지)

(대구=뉴스1) 김종엽 기자 = '악성'으로 불리는 대구의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가 4000가구에 육박하는 등 8개월째 전국 최다를 기록해 부동산 경기 침체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 8월 현재 대구의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는 3702가구로 전월보다 5가구 줄었지만, 전국 시도 중에선 가장 많다. 또 대구의 준공 전 미분양을 포함한 전체 미분양도 8762가구로 전국(6만 6613가구)의 13.1%를 차지한다.

이 같은 미분양 적체 장기화에 따라 건설 사업자들이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인 기업구조조정(CR) 리츠가 물량 해소를 넘어 부동산 경기를 되살리는 '메기'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를 매입하는 CR리츠는 여러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미분양 주택을 사들인 후 임대로 운영하다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면 매각하는 부동산금융 상품이다.

국토교통부는 작년 3월 악성 미분양 아파트 문제가 심각해지자 CR리츠 제도를 10년 만에 부활시켰다. 국토부는 운용사들의 사업 활성화를 위해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춰 사업성을 개선할 수 있도록 '모기지 보증'을 지원하고 있다.

또 취득세 중과 배제, 5년간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등 혜택과 함께 앞으로 법인 양도세 추가 과세 배제 혜택까지 받게 되면서 CR리츠 운용사들이 시행사와 시공사를 대상으로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제도 도입 후 1년이 지난 올해 4월 제이비와이에스케이 2호 CR리츠가 등록을 마치고, 대구 수성구에 있는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288가구를 매입했다.

아울러 최근 국토부에 등록·신청을 완료한 CR리츠 2~3개 사가 대구 중구 342가구, 달서구 606~990가구 매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물량은 모두 2200여가구로 대구 전체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의 59.4%에 달한다.

CR리츠를 통한 매각이 제대로 이뤄지면 오는 12월 대구의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는 거의 1년 만에 1000가구대로 떨어져 부동산 시장에 온기가 돌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부동산 전문 광고대행사 에드메이저의 조두석 사장은 "경기 위축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깊은 침체의 늪에 빠진 상황에서 CR리츠를 통한 준공 후 아파트 매각이 미분양 물량을 대폭 줄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im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