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탄 든 소총 들고 나간 육군 장교, 대구 도심 유원지서 '총성'

군 당국 총기·실탄 관리 부실 비판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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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스1) 남승렬 이성덕 기자 = 경북에서 근무하는 30대 육군 교관(대위)이 대구 도심의 유원지에서 총상을 입고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군 당국의 부실한 총기·실탄 관리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숨진 교관 A 씨가 총기와 실탄을 소지한 채 부대에서 직선거리로 약 40㎞ 떨어진 대구 수성못 인근으로 이동하는 동안 어떤 제재나 군 당국의 요청 등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돼 군부대 내 부실한 총기·실탄 관리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2일 경찰과 군 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40분쯤 대구 수성구 수성못 인근에서 운동하던 시민이 "사람이 쓰러져 있다"고 119에 신고했다.

소방 당국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사복을 입은 교관 A 씨가 머리에서 피를 흘린 채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경북 영천의 사관학교에서 근무하는 A 씨는 일반 소총보다 큰 K-2 소총을 들고 군 밖으로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 소총은 군이 수거해 갔으며, 육군 검시관의 검시 결과 그의 사망은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군부대에서 실탄을 소지하지 못하는 훈육 장교로 근무하는 A 씨가 실탄과 총기를 소지한 채 소속 부대에서 평소 시민들의 휴식장소로 붐비는 수성못까지 이동하는 동안 어떤 제재도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실제 A 씨가 수성못으로 이동하는 동안 군 당국이 경찰 측에 검거 요청이나 이동 경로를 파악해 달라는 요청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일각에선 군 당국이 A 씨 사망 전까지 군부대에서 총기와 실탄이 무단으로 반출된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수성못 인근에 사는 40대 김모 씨는 "숨진 군인이 만약 다른 극단적 행동을 했으면 어떤 일이 발생했겠느냐"며 "군대의 총기와 실탄 관리가 너무 소홀한 것 아니냐"고 했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군 경찰은 현재 정확한 사건 경위와 실탄과 총기의 유출 경위를 조사 중이다.

군 당국의 부실한 총기 관리는 이번 사고뿐만 아니다.

앞서 지난 6월 5일 대구·경북 소재 육군 모 부대의 한 부사관은 신병교육대를 막 수료한 신병을 렌터카를 이용해 부대로 인솔했다.

신병은 자대에서 지급받은 K2 소총을 휴대하고 있었는데, 차에 이 소총을 두고 내렸다.

인솔 부사관은 신병의 소총이 차에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채 렌터카를 반납했다.

해당 부대는 소총의 분실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 사흘 뒤인 8일 '렌터카에 소총이 있다'는 경찰 신고가 이뤄진 뒤에야 경위를 파악했다.

pdnam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