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고 싶은 원자, 전자에 막혀 '쩔쩔'"…양자 제어 가능해지나

(포항=뉴스1) 최창호 기자 = 포스텍은 24일 물리학과 송창용 교수, 허승필 통합 과정, GIST(광주과학기술원) 물리·광과학과 신동빈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특수한 금속 안에서 원자들의 진동이 억제되는 현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물질을 이루는 원자들은 춤을 추듯 규칙적으로 떨고 있는데 이런 진동을 '포논'(phonon)이라 한다. 포논은 단순한 움직임이 아니라 물질 속에서 전기가 흐르는 방식, 열이 전달되는 과정, 초전도 현상 등 다양한 특성에 영향을 준다. 하지만 특별한 상황에서는 이 진동이 갑자기 멈추거나 방해받는 경우가 있다.

그 이유를 밝히고자 연구팀은 포항가속기연구소(PAL-XFEL)의 최첨단 장비로 '펨토초(1000조 분의 1초) 시분해 엑스선 산란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마치 춤추고 싶은 원자가 전자들의 규칙 때문에 쩔쩔매며 움직이지 못하는 듯한 상황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 현상을 '포논 쩔쩔맴'(phonon frustration)이라고 이름 붙였다.

이 현상은 단순히 한 가지 물질에서만 일어나는 특이한 일이 아니라 초전도체와 양자 컴퓨터 소재는 물론 복잡한 물질 등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이 연구는 초전도체와 양자 소재처럼 미래 기술의 핵심이 될 물질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라는 학계의 평가를 받았다.

송 교수는 "전자와 포논 사이에 존재하는 상호작용을 처음 실험적으로 규명한 사례"라며 "복잡한 양자 물질을 이해하고 제어하는 데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choi1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