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평 농장에 죽은 사과나무뿐…"뜨거운 열로 다 말라 죽어"
속타는 의성 60대 농민 '한숨'
- 이성덕 기자
(의성=뉴스1) 이성덕 기자 = 경북 북부권을 집어삼킨 대형 산불로 산은 물론 논과 밭이 쑥대밭으로 변하고 농기계까지 타버리자 농민들의 가슴이 새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1일 오후 경북 의성군의 한 사과 농장에서 만난 박순옥 씨(65·여)는 "불이 산 전체를 에워쌌으니 열기가 얼마나 뜨거웠을지 상상해 보라"며 "뜨거운 열기로 나뭇가지가 바짝 말라 죽었다"고 말했다.
박씨 남편이 이날 오전 작업용 가위로 잘라낸 나뭇가지가 한쪽에 수북이 쌓였다.
박씨 부부는 의성군 단촌면에 4000평 규모의 사과 농장과 의성읍에 2000평 규모의 마늘밭을 일구며 살았다.
박씨는 "오늘 아침에 나와서 7시간째 사과 농장을 정리하고 있다"며 "지자체에서 피해 규모를 조사하지만 당장은 피해가 얼마라고 말하기 힘들다. 나무에 꽃이 피는지, 과실이 맺히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마늘은 20~30㎝ 높이의 잎이 올라왔는데 불길 때문에 다 말라 비틀어 죽었다"며 "다른 곳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경북도에 따르면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한 '긴급 지원 특별 추가경정예산' 편성안이 도의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번 특별 추경은 긴급재난지원 820억 원, 긴급 복구비 180억 원 등 1000억 원 규모다.
경북도는 주민들의 빠른 생활 안정과 심리적 회복을 위해 5개 시·군 27만 3000여 명에게 1인당 30만 원씩을 지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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