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도 군번도 없이 산화한 '지게부대원' 추모비 73년 만에 건립

칠곡군은 지난 30일 망정리 328고지 지겟길에서 지게 부대 재현 행사를 개최하고 지게부대 추모비 건립을 알렸다. 왼쪽으로 부터 윤병규 망정1리 이장, 백남희 여사, 김재욱 칠곡군수 (칠곡군 제공) 2023.5.31/뉴스1
칠곡군은 지난 30일 망정리 328고지 지겟길에서 지게 부대 재현 행사를 개최하고 지게부대 추모비 건립을 알렸다. 왼쪽으로 부터 윤병규 망정1리 이장, 백남희 여사, 김재욱 칠곡군수 (칠곡군 제공) 2023.5.31/뉴스1

(칠곡=뉴스1) 정우용 기자 = "이름도 군번도 없이 전사한 2800명 지게부대원을 추모합니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6·25 전쟁 당시 보급품을 지게로 운반하며 국군을 지원했던 '지게 부대원'의 희생을 기리는 추모비가 73년 만에 건립된다.

'지게 부대원'은 6·25 전쟁 당시 경북 칠곡 다부동 전투에서 마을 주민들이 탄약, 연료, 식량 등을 지게에 짊어지고 가파른 산악 고지를 오르내리며 백선엽 장군이 이끄는 국군 1사단과 미군에게 전달해 붙여진 이름이다.

31일 칠곡군에 따르면 한국전쟁 영웅인 고(故) 백선엽(1920~2020년) 장군의 장녀 백남희 여사(75)가 다부동전투에서 보여준 '지게 부대원'의 헌신을 높이 평가했던 아버지의 유지를 받들기 위해 1200만원을 들여 높이 160㎝의 '다부동전투 지게 부대원 추모비'를 만들었다.

유엔군은 6·25 전쟁 때 주민들이 지게를 지고 산을 오르는 모습이 알파벳 A와 닮았다는 이유로 'A-frame Army'라고 불렀다.

이들은 군번도 총도 없이 포화 속을 누비며 전쟁 물자 보급은 물론 부상자와 전사자 후송 등의 임무도 담당했다.

미 8군 사령관이던 밴 플리트 장군은 회고록에서 "지게 부대가 없었다면 최소 10만명 정도의 미군 병력을 추가로 보내야 했을 것"이라며 그들의 역할을 칭송했다.

다부동 전투에서 2800여명의 '지게 부대원'이 전사했으나 참전 사실이 입증되지 않아 아직까지 보상받지 못하고 있다.

추모비 제막식은 오는 7월5일 백선엽 장군 동상 제막식과 함께 다부동전적기념관에서 거행된다.

백남희 여사는 "아버지의 유지를 받들어 지게 부대 추모비를 건립하게 됐다. 이름 없는 영웅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newso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