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제조업체 수익성 악화…"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 원인"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분석 결과
- 김종엽 기자
(대구=뉴스1) 김종엽 기자 = 최근 글로벌 원자재와 부품·소재 가격 상승으로 대구·경북지역 제조업체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무역 갈등 심화, 친환경 경제 전환 등 중장기 리스크가 우려되지만 뾰족한 대책은 사실상 없다.
22일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이 대구·경북 제조업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 52.1%에 달하는 업체가 원자재 및 부품·소재 가격 상승으로 지난 1분기 생산 차질을 겪었고, 이 중 30.9%는 매출이 20% 이상 감소했다.
대구·경북지역 211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최근 '원자재 및 부품·소재 가격 상승 영향 및 원인'에 대한 설문 조사에서는 기계장비(80.0%)와 섬유(69.2%) 업종 대다수 업체가 생산 차질을 빚었으며, 특히 기계장비 업체 중 8%는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수급 불균형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각종 원자재 공급난이 심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매출액 50억원 미만 소규모 업체의 매출 감소가 47.8%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0곳 중 8개 업체가 '원자재 가격 상승이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는데, 업종별로는 섬유·자동차부품·기계장비 등에서, 규모별로는 중소기업에서 수익성 악화 업체 비중이 높았다.
수익성이 악화된 업체 중 33.4%는 영업 이익이 25% 이상 감소하거나 적자로 전환됐다고 답했으며, 이 중 자동차부품업체 비중이 42.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제조업체의 83.7%는 환율변동에 대해 '구체적인 대책이 없다'고 답했으며, '옵션이나 환율변동보험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업체는 16.3%에 불과했다.
원자재와 부품·소재 가격 상승에 대한 대응과 관련해서는 '가격 변동분을 판매(납품) 가격에 전액 반영한다'는 업체가 5.2%에 불과했고,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는 업체는 30%나 됐다. 판매가에 전액 반영하지 못하는 이유는 가격경쟁력 저하 우려(45.2%), 거래처와의 관계 유지(31.0%), 납품처 거절(11.0%) 등을 들었다.
지역 제조업체 중 64.8%가 국내 기업으로부터 원자재와 부품·소재를 구매하고 있으며, 해외에서 직접 조달하는 업체는 32.3%다.
미·중 등 국가간 무역 분쟁이 심화되면 원자재 수입과 제품 수출에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는 업체가 64.9%를 차지했는데, 기계장비(80.0%)·섬유(76.9%)·자동차부품(70.8%)의 비중이 높았다.
무역 갈등 심화에 대응하기 위해 원자재와 부품·소재 수입처를 다변화(55.9%)하거나, 판매거래처를 다변화(44.1%)하는 전략을 수립하고 있지만 절반 넘는 51.7%가 구체적인 대책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성우 한국은행 대경본부 과장은 "기업들이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따른 고비용 생산구조 장기화에 대비해 디지털 공급망 구축 등 공급망 관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kim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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