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죽음 진실 밝혀달라"…택시서 뛰어내린 여대생 동생 국민청원

세워달라고 했는데 아무 반응 없이 빠르게 주행한 택시
동생 "누나는 극도의 공포감과 생명 위협 느껴 뛰어내리는 선택했다"

청원인이 공개한 누나와 남자친구가 주고 받은 카카오톡 문자 내용.(청원인 제공)ⓒ 뉴스1

(포항=뉴스1) 김홍철 기자 = 포항에서 달리던 택시에서 뛰어내려 숨진 여대생 A씨 사건과 관련해 친동생이 "누나의 억울한 죽음을 바로 잡고 싶다"며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렸다.

동생 B씨는 "누나의 사망과 관련한 기사가 인과관계를 생략하고 보도되고 있어 누나가 왜 그런 무서운 선택을 했는지 사람들이 함부로 상상하고 이야기하고 있어 하나뿐인 동생으로 죽음 만큼 고통스럽고 진실을 밝히고 싶다"고 호소했다.

청원에 올라온 글과 경찰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 4일 오후 9시쯤 포항 KTX역에서 남자친구의 도움을 받아 택시를 타고 대학 기숙사로 향하던 중 택시가 목적지와 다른 낯선 곳으로 향해 택시기사에게 멈춰줄 것을 여러 차례 요구했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이 빠르게 어둡고 낯선 곳으로 달렸다고 했다.

택시기사가 미동도 없자 극도의 불안감을 느낀 A씨는 남자친구에게 카카오톡에 "이상 한데로가 택시가. 나 무서워. 엄청 빨리 달려. 말걸었는 데 무시해" 등의 문자를 보냈다.

하지만, 택시기사는 미동도 하지 않고 빠르게 주행했고 A씨는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남자친구는 전화기를 통해 "아저씨 세워주세요. 아저씨 세워주세요!"라고 요청하는 누나의 목소리를 들었으나 여전히 택시기사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고 했다.

청원인은 "어둡고 낯선 길에 빠르게 달리는 택시 안에서 누나는 극도의 공포감과 생명의 위협을 느껴 차에서 뛰어내리는 선택을 했고 의식이 있는 상태로 뒤따라오는 차량과 충돌해 사망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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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누나는 웃음기 많고 화목한 우리 가족에게 가장 소중한 비타민이었고, 친구들 사이에서도 털털하고 웃음이 많기로 유명한 친구였다"며 "주사 맞는 것도 무서워할 정도로 겁이 많은 누나가 그렇게 무서운 선택을 할 정도였으면 그 상황이 얼마나 무서웠을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고가 나기 10분 전까지만 해도 누나는 남자친구와 함께 가족, 친구들의 선물을 어떻게 나눠줄지 행복한 고민을 했지만 믿기 힘든 사고로 제가 누나의 선물들을 전달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청원인은 "스무살 우리 누나가 왜 달리는 택시에서 뛰어내려야만 했는지 밝고 건강한 우리 누나의 죽음을 바로잡고 싶다"고 촉구했다.

이 청원글은 7일 밤 10시 현재 1993명의 동의를 받았다.

wowc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