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이라 더 그리워요"…코로나로 고국행 막힌 이주 여성들
- 이성덕 기자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설 연휴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으로 시집온 이주 여성들이 코로나19로 고국 땅을 밟을 수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지난 26일 오후 대구 서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조금이나마 위로받으려는 이주 여성들이 센터에 하나둘 모여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13년 전 결혼해 한국으로 귀화한 베트남 이주여성 김지혜씨(34)는 "코로나19로 고국을 방문하기가 힘들어졌다"며 "어머니 손을 잡아드린게 언제인지도 모르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나마 인터넷이나 휴대폰으로 엄마 얼굴을 볼 수 있어 다행"이라는 그는 "코로나19가 끝나면 아들과 함께 어머니를 만나러 갈 것"이라고 했다.
6년 전 결혼해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온 팜티짱씨(27)는 "어릴 때 함께 소꿉놀이를 하던 친구들이 너무 보고싶다"면서 "베트남의 시끌벅적한 시장 풍경을 보며 음식을 맛보고 싶다"고 했다.
4년 전 결혼한 뒤 한국에 정착한 캄보디아 출신의 아나이씨(24)도 "고국에 대한 그리움이 커지만 여기 살고 있는 친구들과 이야기하며 위안을 삼고 있다"고 전했다.
이주 여성들은 한국에서 겪는 언어장벽과 문화·환경 차이의 어려움도 토로했다.
베트남 출신 김씨는 "명절엔 식구들이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으며 즐거워야 하는데, 한국의 며느리들은 부엌을 지켜야 해 아직도 적응하기 힘들었다"고 했다.
팜씨는 "버스정류장에서 아주머니에게 버스 번호를 묻자 고개를 돌리며 말도 하지 않아 상처를 받은 적이 있다"고 하소연했다.
센터 관계자는 "이주 여성들도 우리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언어를 가르치거나 재봉틀로 상품을 만들어 사회취약층에 나눠주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며 "코로나 때문에 한꺼번에 모이기가 힘들지만 소규모로 나눠 모여 행복한 설을 맞을 것"이라고 전했다.
psyduck@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