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해평주민들 "대구취수원, 해평취수장 이전 정부안 수용"

상생기금 중 5년간 80억, 이후 연 50억 투자 요구
일부 반대단체 "하늘 무너져도 안돼" 반발

경북 구미 해평정수장(대구안실련 제공)ⓒ 뉴스1

(구미=뉴스1) 정우용 기자 = 대구취수원 이전을 반대해오던 경북 구미 해평취수장 일대 주민들이 정부의 낙동강 통합 물관리 방안에 찬성하고 나서면서 "5년간 상생기금 100억 중 80억원을 해평지역에 투자하고 5년 후부터 연간 50억원을 해평면에 투자해 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9일 해평취수원 상생주민협의회에 따르면 주민협의회는 오는 12일 구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8년까지 대구취수원을 구미 해평취수장으로 이전하는 내용을 담은 정부안을 수용한다"는 뜻을 밝힐 예정이다.

김기완 협의회장은 "해평취수장 앞에 하루 1000만톤의 물이 흘러가고 이 중에서 대구시가 3%에 해당하는 30만톤만 가져간다고 하는데, 주민들이 우려한 상수원보호구역 지정 등 재산권 규제가 확대되지 않는다고 정부가 보증했다"며 "정부가 당초 제시한 약속을 지킨다면 공동이용에 동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40여년 전 해평면 주민은 국가개발 이유로 제대로 보상받지 못하고 취수장이 설치되는 것을 구경만 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각종 규제로 발전이 안돼 한때 1만3000여명에 달하던 인구가 4200여명으로 줄어드는 낙후지역이 됐다"며 "그동안 정치권은 정치 논리에 따라 표 계산만 해왔고 낙후된 해평면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반대를 위한 반대는 그만하고, 취수원 공동이용을 수용해 낙후된 해평지역을 살려야 한다"며 "해평취수장 공동이용에 반대하려면 아예 해평취수장을 없애고 해평면 주민이 토지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든지, 그렇게 하지 못하면 더 이상 주민들에게 희생만 강요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40만 구미 시민 중 자식이나 형제, 자매가 대구에 살지 않는 사람이 몇이나 되는가. 앞으로 군위가 대구에 편입된다면 해평면은 대구시와 경계를 마주하는 이웃이 된다"며 "구미에 조금이라도 피해가 있다면 반대할 수 있지만 아무 피해가 없는데 이웃의 사정을 헤아리지 않고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변 지역이 천지개벽으로 변하는 40년 동안 조금의 변화도 없이 갈수록 낙후만 되고 있는 해평면 주민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해평취수장을 대구가 함께 사용하는 대신 정부에서 지역 발전을 위해 상생기금 100억원을 매년 지원하겠다는데 이것마저 반대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경북도, 대구시, 구미시는 해평면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논의하기 위한 협의체를 신속히 구성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환경부에 15명의 상수원보호구역 환경주민감시원 배치, 수영장을 포함한 스포츠센터 건립을, 경북도에는 지방도 927호선 조기 발주, 5공단 진입도로~도리사 입구 4차선 확보를 요구했다.

또 대구시에는 구미 농축산물의 대구 공공기관, 학교급식 납품과 대구시청 주자장 부지에 구미로컬푸드 상시매장 설치를 요구했다. 구미시에는 상생기금 100억원 중 5년간 매년 80억원을 해평지역에 투자하고 5년 후부터는 연간 50억원을 해평면개발위원회로부터 승인된 사업에 투자할 것을 주문했다.

앞서 환경부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는 지난달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낙동강 통합 물관리 방안을 의결했다.

이 방안에는 대구취수원을 낙동강 상류지역 구미 해평취수장(30만톤)과 추가 고도정수처리(28만8000톤)로 식수를 확보하는 취수원 다변화 내용을 담고 있다.

환경부는 취수원 다변화로 영향을 받는 지역 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내년부터 상생발전기금 100억원을 구미시에 주는 등 지원 방안을 발표했으며, 이와 별도로 대구시는 구미시 상생발전 일시 지원금 100억원을 올해 추경에 반영한 상태다.

대구취수원은 1991년 구미국가산업단지 페놀사태가 발생하면서 구미국가산단에서 배출하는 유해화학물질이 매곡·문산취수장의 원수를 오염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구미산단 상류로의 이전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후 대구시는 2009년 낙동강 중류에 위치한 문산·매곡취수장을 구미 해평취수장이 있는 낙동강 상류지역으로 옮겨 달라고 정부에 건의했다.

그동안 구미시는 취수장 수량 부족, 수질 악화, 취수장 인근 주민들의 재산권 침해 등을 이유로 대구취수원 이전을 강력히 반대해왔다.

해평취수원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해평지역 주민들이 대구취수원 이전을 찬성하고 나선 가운데 대구취수원 구미이전 반대 민관협의회 추진위원회, 구미청년회의소는 "구미의 미래를 짓밟는 대구취수원 이전은 하늘이 무너져도 용납할 수 없다"며 대구취수원의 구미 이전을 반대하는 플래카드를 곳곳에 내걸고 반발하고 나서 지역주민들간의 갈등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윤종호 구미시의회 대구취수원특위위원장은 "정부는 상수원 보호구역은 더 이상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관련 법을 바꾸면 누가 책임을 질 것이냐"며 "결국 낙동강을 중심으로 상수원보호구역이 확대돼 해평뿐 아니라 고아지역까지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높다.

국민의힘 구자근·김영식 의원은 환경부의 낙동강통합물관리 방안 발표에 대한 입장문에서 "수질 개선 방안과 주민 동의를 통해 사업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newso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