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철새 도래지 두얼굴…곡강천엔 날아들고, 형산강선 자취감춰
- 최창호 기자

(포항=뉴스1) 최창호 기자 = 포항 흥해 생태천에 겨울 철새들이 모여들고 있다.
반면 국내 대표 겨울 철새 월동지로 꼽히던 포항 형산강에는 철새가 점차 사라져 대조를 보인다.
9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곡강 생태공원 하천에 천연기념물(201-2호)인 큰고니 10여마리와 천둥오리, 흰뺨검둥오리 수천마리가 날아들어 장관을 연출했다.
포항시가 2009년 10월부터 국비 등 117억원을 들여 2012년 완공한 곡강천 생태공원은 10.6km에 생태복원 구간과 생태보전 구간으로 조성돼 있다.
생태공원과 가까운 하천 주변에는 해마다 큰고니, 말똥가리, 황조롱이, 큰기러기, 천둥오리, 흰뺨검둥오리 등이 찾아 월동한다.
곡강에 겨울 철새가 몰리는 것은 하천 양쪽의 논에 먹잇감이 풍부하고 하천 주변에 갈대숲과 나무가 많아 안전하게 먹이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에는 흑두루미, 뒷부리장다리물떼새 등 희귀 철새가 목격되기도 했다.
이곳과 달리 겨울 철새의 대표적 월동지로 꼽히던 포항시 남구 연일읍 형산강에는 2016년부터 시작된 홍수예방 공사와 길이 300m의 자전거 전용도로 공사 이후 철새들이 자취를 감췄다.
공사가 시작되기 전인 2015년까지 형산강 일대에는 멸종위기 1급이며 천연기념물(243-4호)로 지정된 흰꼬리수리가 찾았다.
지난 5일에는 멸종위기 1급이며 천연기념물(243-3호)인 참수리가 형산강에 날아들었지만 공사 소음에 놀라 금새 날아가버렸다.
참수리와 흰꼬리수리는 러시아나 캄차카반도 등지에서 수천㎞를 날아 우리나라를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단체와 생태 전문가들은 "형산강을 중심으로 먹이활동을 하던 맹금류와 철새들이 몸을 숨길 수 있는 갈대와 풀숲이 사라지자 자취를 감춘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공사를 중단하고 환경을 복원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choi1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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