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아파트 물탱크 속 중국인 미스터리
부검 결과 자살 가능성 높아…경찰 행적 추적
- 피재윤 기자
(대구ㆍ경북=뉴스1) 피재윤 기자 = 경북 구미경찰서는 아파트 옥상 물탱크에서 숨진채 발견된 중국인 왕모씨(38)에 대한 부검 결과 사인이 될 만한 특별한 외상이나 특이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은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이같은 결과를 통보받고 왕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에 무게를 두고 정확한 자살 원인을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우선 왕씨가 남긴 '그들이 나를 속였다. 3개월치 월급 3만위안(약 540만원)을 주지 않았다'고 적힌 메모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11월까지 포항에서 선원으로 일했던 왕씨는 비자 만료 이후 재취업 신고를 하지 않았다.
불법체류자 신분이 되기 전 일했던 선박업체에서는 왕씨의 급여를 정상적으로 지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선박업체를 떠난 왕씨는 줄곧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국내에 머물렀다.
경찰은 메모 내용으로 미뤄 왕씨가 이 기간에 일했던 곳에서 급여를 제대로 받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포항에서 선원으로 일한 왕씨가 어떻게 구미에서, 그것도 아파트 물탱크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지를 가리기 위해 행적을 추적하고 있다.
급여를 받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목숨을 끊은 것도 쉬 이해가 되지 않는다. 불법 체류자를 이유로 급여를 떼먹은 고용주의 협박 여부 등도 경찰이 밝혀야 할 대목이다.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면 그 장소로 왜 하필 주민들의 식수를 공급하는 아파트 물탱크 속을 선택했는지도 의문이다.
왕씨는 지난 9일 오후 1시30분쯤 아파트 옥상 물탱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수돗물에서 악취가 난다"는 주민 신고를 받은 관리사무소 직원이 물탱크 내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탱크 옆에서는 왕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점퍼와 메모지 등이 함께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왕씨가 불법체류 기간 일한 곳에서 인건비를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부검결과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구체적인 동기나 행적 등을 파악해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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