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0 포항재선거 박명재씨 공천…새누리당원 '반발'

포항시당협위원회 탈당도 불사하겠다

새누리당 포항남.울릉 선거구 당원협의회 운영위원들이 지난 2일 포항시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포항=뉴스1) 최창호 기자 = 새누리당이 10·30 포항남·울릉 재선거에 박명재 전 행정자치부 장관을 공천하자 포항시당원협의회와 당원들이 크게 술렁거리고 있다.

새누리당은 지난달 23일 1차 면접 등을 통해 공천을 신청한 9명의 예비후보 중 박 전 장관과 김순견 포항남·울릉 당원협의회장, 서장은 전 서울정무부시장 등 3명으로 압축했다.

7일 공천이 확정되자 포항시당협의회 위원들은 "지역 민심을 배신한 행위"라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4·11총선 때와 같이 당원과 지역민심을 무시하고, 수십년 간 당을 위해 일한 사람을 헌신짝 처럼 버린 행위라는 것이다.

당협위원들은 "전략공천을 받은 후보가 도덕적 문제로 물러난 이후 당원협위회와 당원들이 무너져 가는 새누리당을 지켜왔는데, 이번 공천은 이를 배신한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일반 당원들도 "이번 공천은 당과 지역을 위해 일한 사람을 버린 것"이라며 "앞으로 누가 당을 믿고 따르겠느냐"고 했다.

이와관련, 새누리당 공직자후보추천위원회(위원장 홍문종) 측은 "그동안 여러 쟁점에 대해 공천위가 많은 토론을 했다"며 "논의과정을 종합해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아 경쟁력있는 후보자를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홍 위원장은 "심사위원 사이에서 3명의 예비후보에 대해 많은 의견이 나왔다"며 "끝까지 각 후보 지지자들의 의견이 분분해 결정까지 다소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노무현 정부 당시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박 후보가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폐기 사건에 연루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홍 위원장은 "박 전 장관이 여러가지로 해명했고, 그 해명을 공천위원들이 '맞는' 해명으로 판단해 문제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박 전 장관이 과거 열린우리당 당적을 가졌던 전력에 대해서도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새누리당에 입당, 나름대로 열심히 활동했던 점을 참작했다"며 "공천위원들도 새누리당 당원으로서 아무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포항시당원협의회 대표들은 지난 2일 포항시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역 정서와 당원들의 뜻을 무시한 공천이 이뤄질 경우 탈당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어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재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choi119@news1.kr